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멀리서 희미하게 깜빡이던 빛이 점점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불안한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그 빛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점점 가까워지는 빛의 정체는 다름 아닌 채셔 고양이의 두 눈이었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두 개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앨리스가 알던 채셔 고양이의 모습과는 달랐다. 두 눈 사이에 위치한 입은 기이하게도 초승달 모양으로, 그 입은 수평이 아니라 세로로 되어 있었다.
앨리스는 잠시 멈칫하며 그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에요, 플레선스?"
앨리스는 질문했다. 채셔 고양이는 천천히 입을 움직이며 대답했다. 그녀의 말은 기묘하게 왜곡된 듯 들렸다. 입이 세로로 되어 있어, 그 소리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울려오는 듯한 신비로운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모든 것은 변화하죠."
채셔 고양이의 목소리는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담고 있었다.
"연극 나라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여기서 연극은 끝났고, 새로운 막이 열렸어요."
앨리스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모호했다.
"무슨 말이에요, 플레선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채셔 고양이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빛을 잃었다가 다시 밝아졌다. 그녀는 웃음과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은 당신의 역할을 찾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요.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섞여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연극 나라의 매력이죠."
그녀의 목소리는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차갑게 느껴졌다.
앨리스는 혼란스러웠다. 앨리스는 이 기묘한 연극 나라의 규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고요? 그게 무슨 뜻이죠?"
채셔 고양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 세상은 고정된 것이 아니에요. 여기선 모든 것이 변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요.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질지도 몰라요."
앨리스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죠?"
채셔 고양이는 미소를 짓는 듯 보였지만, 그 미소는 여전히 기이했다.
"당신만이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앨리스. 이곳에선 모든 것이 섞여 있고, 모든 것이 가능해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만의 길을 찾아보세요."
그 순간, 채셔 고양이의 두 눈이 갑자기 흐릿해졌다. 그녀가 눈을 감은 것이다.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그녀의 입만 마주한 상태로, 앨리스는 잠시 기다렸다.
채셔 고양이가 눈을 번뜩 떴다.
"여기까지가 내 대사야. 아, 물론 다른 사람의 대사였을지도 몰라. 아무리 보아도 내 캐릭터와는 다른 대사인걸"
"오랜만이야, 앨리스"
채셔 고양이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밝은 목소리를 들은 앨리스는 그제야 안도가 되었다.
"그나저나 얼굴이 어떻게 된거야, 지금 눈 사이에 입이 세로로 걸려있는데."
채셔 고양이는 느긋하게 말했다.
"캣닙을 너무 많이 먹었더니 몸이 '풀'어졌어"
작가의 말
캣닙을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자면 박하과에 속하는 허브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