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 장수

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by MIHI

들판은 늦가을의 냄새로 가득했다. 바람은 차가웠고, 말라버린 풀잎들이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앨리스와 매드 포터의 발길 아래서 깔리고 있었다. 매드 포터는 시시각각 변하는 회색 하늘을 올려다보며, 손을 저절로 망토로 감쌌다. 앨리스는 그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 특유의 기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앨리스, 오늘따라 날씨가 쌀쌀해." 매드 포터는 말을 하며 자신의 망토를 벗어 앨리스에게 건넸다. "자, 이걸 걸치고 있어. 그러면 바람도 덜 차가울 거야."


앨리스는 매드 포터가 망토 안에 또다른 망토를 걸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망토를 받아들고 감사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매드 포터. 망토를 여러 겹 입고 있네요."


매드 포터는 안에 입은 망토의 옷깃을 정돈하며 슬쩍 웃었다. "나야 이제 망토 장수를 연기하게 됐거든. 이렇게 망토를 나눠주는 게 내 새로운 역할이야. 이 세상에선 늘 새로운 역할이 생기지. 게다가 레이어드 룩은 마음에 드는걸."


앨리스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그동안 당신과 함께 다니던 3월의 토끼는 어디로 갔나요? 그 친구가 없으니 조금 쓸쓸한걸요."


매드 포터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늘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아, 그 친구 말이군. 핀은 이제 다시 동물 역할로 돌아갔어. 지난 연극에서 실수를 좀 했거든. 그래서 지금은 이전 역할로 돌아가서 이전에 맡았던 배역을 연습하고 있을 거야."


"이 세상에선 모든 것이 언제나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기 마련이니까. 어쩌면 어느 날 그 친구와 같은 공간에서 연기하게 될지도 모르지. 그때가 되면 우리 둘이서 더 재미있는 연극을 할 수 있을 거야."



작가의 말


매드 포터는 레이어드룩이 꽤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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