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과 체스판

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by MIHI

앨리스는 매드 포터와 함께 세트장을 지나 다음 공간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보였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그 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눈앞에는 거대한 왕궁이 서 있었고, 그 앞에 넓게 펼쳐진 체스판이 깔려 있었다. 왕궁의 벽은 검고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위로는 복잡한 문양들이 얽혀 있었다. 붉은 깃발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마치 살아있는 듯이 춤추고 있었다. 이 곳은 그녀가 경험했던 거울 나라였다.


"거울 나라의 왕궁과 체스판 로케이션이야."


매드 포터가 설명했다.


체스판은 거대한 크기로, 흰색과 검은색의 칸들이 번갈아가며 끝없이 이어졌다. 그 위에는 체스 말들이 서 있었는데, 그 말들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었다. 말들 각각은 살아있는 존재처럼 보였고, 하나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마치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된 듯 보였다.


앨리스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 속에 묘한 감정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체스판을 따라 걸으면서, 오래전 거울 나라에서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렇게 큰 체스판 위를 걸었고, 그 끝에서 여왕이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었다. "거울 나라…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네."


그녀는 손을 뻗어 체스판 위에 서 있는 백색의 퀸 말을 만졌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그녀의 손끝에 전해졌다. "내가 이 말을 잡고 여왕이 되었던 순간을 기억해… 그때의 나는 참 호기심 많고 모험을 즐기던 아이였지."


매드 포터가 그녀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앨리스, 추억 속의 거울 나라를 다시 만나니 어때?"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곳은 나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요. 거울 나라에서 이 거대한 체스판을 걸어다녔고, 저기 저 궁전을 보았었죠. 그때 당시에는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졌지만, 이제 보니 그 모든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중요한 경험이었는지 깨닫게 돼요."


매드 포터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거울 나라는 많은 이들이 갈망하는 곳이지. 너처럼 그곳을 경험한 사람은 더욱 특별해."


앨리스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때의 나는 아직 어렸고,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경험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졌는지 알 것 같아요. 거울 나라에서 나는 단순히 여왕이 되기 위해 체스를 두었던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발견하는 여행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녀는 체스판 위를 한 걸음 더 걸어갔다. 검은 칸 위에 서 있는 말을 바라보며, "이 세트장은 정말 현실감 있게 잘 만들어졌어요. 마치 진짜 왕궁과 체스판 같아요."


매드 포터가 다시 한 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예술은 환상을 통해 현실을 재창조하는 것이니까. 네가 느끼는 그 감정이야말로 예술이 목표하는 바지. 이 세트장이 너에게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면, 그건 우리가 잘 해낸 것이란 뜻이겠지."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세트장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그 꿈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매드 포터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가끔은 꿈과 현실이 섞이는 순간이 있어. 그때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도록 해. 그게 우리가 이 세트를 만든 이유니까."


앨리스는 그 말에 깊이 생각에 잠겼다. 세트장은 그녀의 과거와 현실, 그리고 상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 같았다. 거울 나라의 추억은 그녀 안에서 다시금 살아나며,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었다.



작가의 말


거울 나라의 추억 속에서, 앨리스는 다시금 자신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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