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세트장의 한쪽에서는 무언가 몽환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연기와 어둠이 섞인 공기 속에서, 한 배우가 높이 솟은 단상 위에 서 있었다. 그는 날카롭게 빛나는 조명을 받으며,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움직임으로 현대 무용을 펼치고 있었다. 그가 만드는 곡선은 마치 공기를 가르고, 공간을 재편성하는 듯했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칠해져 있었고, 그 위에 붉은 눈 화장이 강렬하게 대비되며, 마치 심연에서 솟아오른 유령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의 검은 옷은 흑단처럼 어두웠고, 빛을 삼켜버릴 듯이 빛나지 않았다. 이 대비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관객의 숨을 멎게 만들었다.
앨리스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저 배우는 왜 저리도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걸까? 왜 그의 움직임은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보일까?’ 그녀의 시선은 단상 주변을 헤매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수많은 거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거울들은 배우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울이 너무 많아 이상하게도 느껴졌다.
‘무언가 이상해…’ 앨리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광경을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그녀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쳤다. "거울이 아니야… 저건 전부 사람이야!"
거울이라고 믿었던 것은 모두 각기 다른 배우들이었다. 그들은 단상 위의 배우를 똑같이 흉내내며,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존재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완벽하게 동기화된 움직임으로, 마치 한 사람이 여러 개로 분열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매드 포터가 그녀에게 다가와 설명했다. "저것은 연기를 배우는 과정이야. 저 배우들은 하나의 존재처럼 보이기 위해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고 동화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어. 무대 위에서, 그들은 단순한 개인이 아닌, 하나의 유기체가 되는 거지."
앨리스는 눈을 떼지 못하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정말 놀라워요. 저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매드 포터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연극은 환상을 만드는 예술이야, 앨리스. 그리고 환상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선, 현실을 초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그들을 바라봤다. 단상 위의 배우는 계속해서 춤을 추고 있었고, 그를 둘러싼 배우들은 그의 움직임을 거울처럼 반사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그녀의 마음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가의 말
오늘 밤 거울을 들여다보세요. 어쩌면 여러분은 혼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