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과 볼

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by MIHI

갑작스럽게 티파티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트위들디와 트위들덤은 더 이상 장난스럽게 웃지 않았고, 3월의 토끼, 즉 핀은 자신의 잔을 내려놓고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이 점점 붉어지더니, 마치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기라도 한 듯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앨리스는 그 변화를 눈치채고,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곧, 평정을 되찾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때는… 그랜드볼룸의 천장에서 보수를 하던 중이었어," 핀이 천천히 말했다. "그곳은 정말 웅장한 장소였지. 천장은 높았고, 그곳에 매달린 거대한 달 모양의 공이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어. 나는 천장 가까이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내가 알아본 것이 하나 있었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그 시간을 회상했다. "평소에는 핀에 꽂혀 내 가슴팍에 달려 있던 이름표가 그 천장의 도르레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지. 나의 이름, 나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그것이 말이야. 어쩌면 단순히 우연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나는 그 이름표를 다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어."


앨리스는 그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그가 말하는 천장 위의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핀은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도르레에 붙은 내 이름표를 떼어내어 다시 내 가슴팍에 붙였어. 마치 내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찾은 것처럼 말이지. 하지만 그 순간, 도르레가 붙잡고 있던 그랜드볼룸의 달 모양의 공이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어. 그리고는 떨어지기 시작했지."


핀의 목소리는 다소 차분해졌다. "그 달 모양의 공이 떨어지면서 나는 모든 것이 바뀌었음을 느꼈어. 그 순간, 나는 원래의 역할을 잃었어. 그랜드볼룸을 빛내던 달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고, 나는 더 이상 그곳에서 할 일이 없었지."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어?" 트위들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핀은 대답했다. "그 이후로, 나는 3월의 토끼가 되었지. 내 원래의 역할은 잃었지만, 이 새로운 역할이 참 마음에 들더군. 티파티에서의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었어. 더 이상 그랜드볼룸에서의 엄격함이나 규율이 필요하지 않았지. 이곳에서 나는 자유로워졌고, 나의 새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어."


그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이내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도 괜찮아. 나는 3월의 토끼가 참 마음에 들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티파티에서 내 역할을 찾았으니까."


매드 포터는 그를 위로했다. "때때로 잃어버린 것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지. 그 길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될 거야."


트위들덤도 말했다. "그래, 3월의 토끼가 아니었다면 우리와 지금 이 장소에 있지 않았겠지. 물론, 매드 포터는 이 곳을 잘 찾아왔지만 말이야"


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시 잔을 들었다. "그렇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야. 이 티파티는 혼란스럽지만, 그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으니까."



작가의 말


하나의 문이 닫힐 때, 그 너머에는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을 거예요.

그 문을 통해 또 다른 기회와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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