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깜빡임

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by MIHI

채셔 고양이의 입은 그대로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들판에 울려퍼졌다.


"앨리스, 덕분에 나는 나의 역할을 깨달았어."


앨리스는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녀의 말을 들었다. 채셔 고양이의 미소는 여전히 하늘에 떠 있었고, 그 미소 속에서 앨리스는 그녀가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베르나르 블랑을 이어, 새로운 태양과 달을 연기해야 해," 채셔 고양이가 덧붙였다. "내가 세상을 비추고, 밤과 낮을 조화롭게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 거야. 그건 내가 선택한 배역이고, 이제 그 길을 따라갈 거야."


앨리스는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플레선스, 당신은 항상 저를 도와주셨고, 이제 당신이 세상을 밝혀주실 거예요. 당신의 빛과 미소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거라고 믿어요."


채셔 고양이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졌다. "이제 너를 현실 세계로 보내줄게, 앨리스."


채셔 고양이가 마지막으로 말을 마치자, 그녀의 두 눈이 천천히 깜박였다. 그 순간, 세계가 갑자기 암전되었다. 앨리스는 눈앞의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기는 것을 느꼈다. 마치 모든 것이 멈추고,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어둠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다시금 밝은 빛이 그녀의 눈앞에 퍼져 나갔다. 앨리스는 눈을 뜨며 자신이 서 있는 곳을 확인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신비로운 들판에 있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그랜드볼룸의 화초 앞에 서 있었다. 고요한 홀 속에서 이유 모를 바람이 살랑거렸고, 주변에는 화려한 기둥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곧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앨리스를 창문 앞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창틀에 손을 얹고 창밖을 내다보며, 그녀의 시선은 넓게 펼쳐진 하늘을 향했다.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과 하나의 그믐달이 함께 떠 있었다. 그 장관은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두 개의 태양은 하늘 높이 떠오르며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그 옆에 자리한 또 다른 달은 그믐달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마치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채셔 고양이의 얼굴을 닮은 듯했다.


앨리스는 그 광경을 보며 경외감과 감동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플레선스, 참 아름다워."


그 순간, 한쪽에 떠 있던 태양이 서서히 눈을 감는 모습처럼 빛을 잃어갔다. 태양이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다른 한 개의 태양도 흐려지기 시작하며, 하늘은 서서히 밤의 장막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던 한 쪽 눈은 서서히 조도를 조절하며 은은한 달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그 달빛은 마치 차분하고 따뜻한 빛의 파도로 세상을 감싸 안았다.


"밤이 되었네," 앨리스는 조용히 자신에게 말했다.


밤이 되자, 하늘은 별들로 가득 찼다. 앨리스는 창문 너머로 별자리를 바라보았다. 인어공주 자리가 보였고, 그 옆에는 사자자리와 물병자리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앨리스의 마음속에 평화로움과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앨리스는 창밖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한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의 시대가 시작되었어."



작가의 말


오늘 '뒤틀린 나라의 앨리스'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창조한 루이스 캐럴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그의 작품이 보여준 신비로운 세계는 우리 모두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저 역시 그가 만들어낸 로케이션을 따라 여행하며, 앨리스의 여정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에게도 그와 같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쁨을 다시금 느끼게 했기를 바랍니다.


앨리스는 현실과 환상이 뒤엉킨 세상에서 혼란과 아름다움 속에서 길을 찾아갔습니다. 그녀는 신비한 등장인물들과 만났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역할을 탐구하며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법정에서 논리와 비논리가 뒤섞인 재판을 경험했고, 초현실적인 경기장에서 예술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시험했습니다.


앨리스는 카타 필리우스와의 만남을 통해 변화와 균형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핀과의 티파티에서 과거의 실수와 새로운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채셔 고양이와의 마지막 만남에서는 세상에 빛과 어둠을 조화롭게 이끄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자신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앨리스는 그 여정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고, 그녀의 경험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엉킨 실타래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속에서 실마리를 찾아내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두 개의 태양과 하나의 달이 함께 떠 있는 하늘은 앨리스의 여정이 남긴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그것은 현실과 환상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세상을 상징하며, 우리의 삶도 그와 같이 복잡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빛을 찾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이 세상의 복잡함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힘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기쁜 마음을 영원히 안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앨리스의 여정이 끝나더라도, 그녀가 경험한 경이로움과 깨달음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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