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가 함께하는 코스모스 18
17# 끝이지만 끝이 아닌 이야기
나는 진리라는 것은 양극단의 충돌 속에서 나오는 질서와 조화라고 보며, 여기서 말하는 조화란 모순이 없는 단일한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다양성과 대립성이 한데 어울려 화음을 이룸으로써 그로부터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하고 완벽한 통일성이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점에서 코스모스란 책으로 우주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이 책이 없었더라면, 우주에 대한 지평을 넓히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의 글은 코스모스를 읽기 전과 읽기 후로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전에는 하나의 주제에 관한 것을 적는 수준이었다면, 코스모스를 읽은 후에는 다양한 관점에서 하나의 대상을 조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의 글은 칼 세이건의 서술방식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고, 코스모스에 대하여 나름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독창적인 사고를 전개하였다.
그와 나는 불협화음을 이루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우리는 함께, 각자의 공간에서 코스모스를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를 비판했다고 해서 그의 능력과 사상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히며, 오히려 차이를 가지는 부분을 점검하면서 코스모스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포스'와 함께하는 코스모스란 글을 쓰게 된 것은, 이 전에 만들었던 브런치 북인 '작은 생각, 깊은 사유' 속에 포함된 코스모스란 글이 어렵다는 평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글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강한 작품이었고, 쓰게 된 취지를 살리고자, 예전에 써두었던 습작 노트를 다시 재구성하여 연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알고 있던 지식으로 우주와 코스모스를 최대한 설명하려고 했고, 근거를 보강하기 위하여 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료를 다 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공부다운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필자가 쓴 '코스모스'는 이러한 작업이 끝나고 1년이 지난 후, 내용을 다시 총괄하고 재구성해서 쓰게 된 글이고, 그로부터 2년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영감을 받은 내용을 토대로 그간 해왔던 독서와 쌓인 자료들을 보강하여 쓰게 된 글이 '인간 현상'이다 필자가 서평과 에세이 형식을 차용하는 까닭은, 저자의 권위를 빌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통해 하나의 관점에만 머물지 말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스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
타인의 해석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소진시키지 말라! 그러한 편견들을 짊어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라!
그리고 당신의 삶을 통해 경이감을 회복하라! 그러면 스스로 '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자기 객관화만큼 가혹한 과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형상의 과정이 있어야 우리의 별은 '빛'을 낼 수 있다.
나는 학창 시절 주변의 시선에 매몰되어 잉여인간 취급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나는 내 삶을 끝까지 이겨냈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내 속에 들어있는 '별'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태초의 파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 '빛'은 항상 내 머리 위를 비춰주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나를 지켜주었다. 나는 그 빛을 독자들에게도 비춰주려고 한다. 그것은 내가 빛으로부터 받은 '빚'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코스모스'여행을 마무리지을 때가 온 것 같다. 이제는 여행자들도 나와 같은 '별'이기 때문에 그 빛을 다른 별들에게 비추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에게 '포스'가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