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비 오는 날마다
우연은 기다림이 되고,
기다림은 그리움이 된다.
파란 수국.
수많은 색 중
유독 기억에 남은
그 푸른빛.
수국은
비와 함께 피고,
비와 함께 기억된다.
겹겹이 쌓인 꽃잎 속에,
비가 그치면
그 색은 더욱 선명해지고,
물방울은 햇살에 반짝인다.
내 마음엔
하고 싶은 말이
끝없이 쏟아지지만,
당신에게 전할 수 있는 건
그저 파란 수국에 맺힌
말 없는 물방울들뿐이다.
그래서일까.
꽃망울에 맺힌 물방울이
왠지 눈물처럼 느껴진다.
비가 내리던 날,
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파란 수국을 바라보며,
지워지지 않는 상처이자,
지워지지 않아도 좋은 기억을
조용히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