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초속 5cm,#신카이 마코토
그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지.
외로움이 내게 데려온 것이었을까,
같은 하늘을 찾던 눈빛 속에서 너를 만났어.
1991년 3월 4일,
벚꽃을 피우기엔 아직 이른 계절이었지.
그날의 너는 말했어—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함께 이곳에서 맞이하자고.
아니라도, 괜찮은 어른이 되어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자고.
시간은 약속 위에 덧입혀져
오지 않을 것 같던 오늘이 다가왔어
벚꽃은 내 앞을 환하게 비추어 주었고
바람은 꽃잎을 눈처럼 흩뿌리고 있었지.
너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바람에 섞여 흩날리고 있어.
나무에서 멀어진 꽃잎은 바람에 흩어지는데,
희미해져만 가는 기억은 여전히 기념이 될까.
어른이 된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야.
어쩌면,
우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래도—
나무는 다시 싹을 틔우고,
그 위에서 또다시 꽃은 피어나겠지.
“안녕.”
밤하늘, 우주에는
수만 개의 단어가
유성우처럼 쏟아진다지만…
너를 만나기 위해 묵혀 두었던,
그 어떤 말보다도—
끝내 건네지 못한 인사를
저 별빛에 띄워 보내고 싶어.
그리고…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