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터미널. #초속5cm, #신카이 마코토
터미널 번호가 뜨기 전,
남은 건 겨우 15분.
무엇을 하기엔 너무 짧고,
그렇다고 흘려보내기엔
아쉬운 시간.
헤드셋을 머리에 얹자,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귓가를 촉촉히 적신다.
입구와 출구 사이,
발걸음이 교차하며
각자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벚꽃이 초속 5cm로 떨어지듯,
시간과 공간은 조금씩 멀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방향들이
어두운 터널을 관통하며
앞뒤로 스쳐 지나간다.
희미한 빛 사이로 창가에 앉아,
흘러가는 풍경을 붙잡기 위해
메모장 위에 단어들을 휘갈긴다.
목소리는 이미지를 그려내고,
그라데이션처럼 번져드는 멜로디.
나는 그 순간,
흘러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잠시나마 멈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