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 세잔 #정물 #단어 #의미

by 비루투스


사과(沙果, apple)

- 생태적 역할: 산소를 공급하고, 곤충과 동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한다.
- 경제적 가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 중 하나로, 농업과 식품 산업에서 중요한 작물이다.
- 문화적 의미: 건강, 지혜, 유혹의 상징으로 다양한 문화 속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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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를 스쳐간 바람이
아주 잠깐,
내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뿌리내린 채
세월을 견뎌온
사과나무처럼,

그대는
말없이
시간 속에
서 있습니다.

그대의 숨결이
여전히
느껴집니다.

나는
그대를 떠난 게 아니기에—

슬픔보다
그리움이
먼저
찾아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던 사람,

약속에 늦어도
웃어주던 사람,

작은 선물에도
기뻐하던 사람—

그게
당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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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謝過, apology)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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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에 늦고,
했던 말을
또 물어도

“괜찮다” 하면
정말 괜찮은 줄
알았죠.

그래서
더 미안해요.

모자란 자존심 때문에
말하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들—

그녀는
듣지 못한 채
떠나갔습니다.

그대는
그 상처를 지닌 채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 있네요.

후회로
얼룩지기보다—

마치
빛을 머금은 사과가
가지에
조용히
걸려 있는 것처럼요.

그 사과를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말로 다 하지 못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조용히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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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브이원의 노래 ‘그런가봐요’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예전엔 그저 흥얼거리던 노래였지만, 시를 쓰면서부터는 왜 이 노래가 자꾸 입에 맴도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도입부 가사를 읽자마자,
‘이건 내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고맙다는 그 말 잘 못하는 사람
미안할 땐 괜히 더 화내는 사람...
괜찮다고 걱정 말라 하면 그 말 믿는 사람
그게 나래요”

남자들은 이성적인 기질이 강해서
“괜찮다”면 정말 괜찮은 줄 압니다.
이별의 이유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죠.
감정이 상했다기보다,
생각이 꼬리를 물며 지쳐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괜찮다”는 말 뒤에 숨은 진심을.
자존심 때문에 전하지 못한 마음이
이제야 밀려옵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

밤이 되면, 그리움이 조용히 말을 걸어옵니다.
낮 동안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마음 한켠에 남아 있던 아쉬움이
하얗게 떠 있는 반달처럼
말없이 떠오릅니다.
그 빛은 조용히, 나를 비추네요.

흐릿하게 미소 짓고 있는
당신의 얼굴이 보입니다.
선명하지 않아도,
그 미소는 내 기억 속 어딘가에 남은
온기를 조용히 적십니다.

말없이,
빠알갛게 익은 사과 하나를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때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제야 조심스레 실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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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떠난 날,
세잔은 붓을 들지 못했다.

“괜찮아.”
그녀는 자주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세잔은 몰랐다.
그녀의 눈빛이 점점 흐려지는 걸

세잔은 그녀가 떠난 후,
빠알갛게 익은 사과를 그렸다.

조용히 테이블 위에 놓인 그것은,
그녀의 마지막 미소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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