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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

by 차주도

호시절 好時節


언제나 만나면
반가움을 술로 적신채
날을 새는 우린 줄 알았는데
양복 윗도리에 두둑이 돈을 넣고
서로를 챙기던 영원한 우린 줄 알았는데
빗방울 빗금 치는 나뭇가지에는
황사 낀 얼룩이 번지어 뿌연 세상으로 변한 오늘
만나는 빈도 頻度가 줄어들 것 같은
서글픔을 서로 감춘 채
손주 얘기하는 나이가 되어
말없이 방어진 앞바다를 바라본다

빗방울 걷히고
기억의 저편에 잊혔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밤
일 년에 한 번쯤은 예쁜 시절을 기억하라고
라일락이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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