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만나면 반가움을 술로 적신채 날을 새는 우린 줄 알았는데 양복 윗도리에 두둑이 돈을 넣고 서로를 챙기던 영원한 우린 줄 알았는데 빗방울 빗금 치는 나뭇가지에는 황사 낀 얼룩이 번지어 뿌연 세상으로 변한 오늘 만나는 빈도 頻度가 줄어들 것 같은 서글픔을 서로 감춘 채 손주 얘기하는 나이가 되어 말없이 방어진 앞바다를 바라본다
빗방울 걷히고 기억의 저편에 잊혔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밤 일 년에 한 번쯤은 예쁜 시절을 기억하라고 라일락이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