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絶對
세상 살다 만난 후배 전화가 온다.
임대료 13개월 못 내어
보증금 오천만 원 다 까먹고
잠실대교를 두 번이나 죽으러 갔다고.
난간을 잡으면 미끄러지는 자살방지 기능이 있어
중간쯤 그 기능이 없음을 알고 난간을 잡자
순식간에 경찰기동대에 잡혀 죽지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밤은 깊어가고
내 먹고사는 일에 갇혀
딱히 할 말을 잃은 채
거드는 마음으로 건물주 전화번호만 땄다.
건물주에게 구차 苟且한 관계를 설명하고
선처 善處를 바란다며 대화 對話를 걸자
건물주는 절대 絶對 임차인이 매장을 비우지 않으리라 장담 壯談하고,
후배는 절대 絶對 건물주가 10원의
보상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 確信에,
매장의 원상복구 조건을 지우고
위로금 오백만 원 한도에서
합의를 유도하여 3일 만에 해결하니
탁구 재능기부 才能寄附보다
돗자리 까는 심정 心情이 더 뿌듯하더라.
세상 살면서 대화 對話는
절대 絶對라는 말을 가리면서
상대의 눈빛을 간절히 쳐다보길.
시작노트
장돌뱅이 짓 하면서
눈빛을 보기 시작했다
간절한 만큼 이루어지는 세상이기에
진심을 다하면 이루어진다.
詩에 나오는 후배 동생은
마음 잡고 가맹점 본죽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