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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

by 차주도

초야 初夜


산다는 거
공기 한 모금
김치 한쪽의 식사만으로 충분한데
왜 궁상 窮狀떠는지
술 몇 잔에 몸을 맡긴 채
벽에 기대어 노동하지 않은 하루를 생각한다.

개구리 소리 점점 소란스러워지고
부질없이 내려놓은 마음에는
손녀의 몸동작이 아른거리고
아른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는 나를 보니
늙어 가는 무심 無心이 싫고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던 흔적 痕跡이
술 몇 잔에 녹는 초야 初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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