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더라
출근길에 막히다가
퇴근길엔 맞은편이 막히는
강변북로의 하루나,
맛있는 음식을 고르는
혀의 빠른 놀림에서
배설까지 하루나,
거룩한 노동을 마치고
서로 수고했다고 토닥이며
저물녘을 함께하는 하루나,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골라 쓰는 언어와 신체의 성장을 보이며
끝없는 사랑을 확인하는
손주들의 하루나,
경계境界를 짓누르는 긴장緊張이
엄습掩襲하는 불안의 꿈속에서 다행히 깨어나
계절의 경이驚異를 맛보는 하루나,
하루가 하루를 잡아먹는
그 하루에 길들여진 순종順從에 감사하다며
꾸벅 절을 올리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