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옷깃을 세우던 날씨도
슬며시 봄의 전령 傳令 앞에 꼬리 내린 척
황사 낀 하루의 의미를 버린 채
살아 있는 자의 축복을 괜스레 미안해하듯
우리들의 이야기로 잔을 주고받는다
늘 돌아오는 계절이 절박 切迫하지 않았지만
새로워지는 공기와 마음을 커피 한 잔에 달래고
질퍽거리는 황톳길을 애써 밟고 나서는
신발의 묻은 때를 얼은 눈 속에 비비면서
살아온 날을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
깨끗지 못한 얼굴을 비누칠하듯
지워 버리고 싶은 기억을
못내 삼키는 삶의 여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