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부대의 기억
인격 人格을 던져버린 제복 속의
자아 自我는 없었다
집합체의 무수한 점 속에 박힌
한 생명체였을 뿐
꿈틀거려 봤자
막대기 서너 개의 위치
아무리 사람답게 살자 해도
계급 階級을 앞세우고
지휘 指揮를 한 다시며 던진 말
너희는 군인이야
너희는 병이야
결국 조직의 나부랭이에 끼어
최대의 복지는 무자비한 훈련이란 타이틀에 이끌리어
원하는 대로 뛰었다
쇼(show)와 진실의 중간쯤에 세상을
경험한 나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들을
한 명, 한 명에게 던졌다
“군대를 내세우지 마
사람 사는 곳이야
쇼(show) 부리지 마
사람답게 행하는 거야
따라가지 마”
이젠 쇼(show)도, 진실도, 제복도, 병장도 사라진다
꿈만 꾸고 지낸 생활을
주섬주섬 모아 추억하겠지만
꼭 기억해 둘 게 있다
계급 階級 속에 나란
집합체의 무수한 점 속에 박힌
하찮은 생명에 불과한 군인이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