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목

by 차주도

침목 枕木


갈 길이 바빠서
우왕좌왕 살다 보니
빠진 침목 枕木을 고치지 못했다

부모님이 가르쳐 준
삶의 타래를 풀다 보니
그리워할 줄 몰랐다

삼십팔 년 지난 오늘
소주 두 병, 맥주 여섯 병
보쌈 한 접시, 문어 한 접시
두 시간 삼십 분의 시간
충분했다

쫓기면서 살아온 세월 속에
단련된 잔잔한 미소가
그리워할 줄 알았다

손잡고 헤어진 광화문 네거리에
빠진 침목 枕木이 끼워져 있었다.


시작 노트

고등학교 동창을 38년 만에 만나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헤어지면서
다음날 우리의 만남을 시 詩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킨 내용으로
시 詩의 제목이 처음에는 “부목"이었다가 “침목"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우정 友情이 기찻길 선로에 바쳐진 부목 같다는 표현이 머리에 꽂혀 주저 없이 몇 년을 두다가 침목 枕木이 올바른 표현이라 판단되어 제목을 고쳤다

친구는 광화문에 본사가 있는 스포츠 서울의 임원으로 근무하고
나는 장돌뱅이짓 버리고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한때 문학을 즐긴 이야기를
술로 풀면서 허심탄회 虛心坦懷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부끄럽지 않았다
환경이 만들어 낸 삶의 형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는 떳떳함 때문인지
광화문 네거리에 기찻길이 뻥 뚫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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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탁구강사로 밥벌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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