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장을 떠나면서
살다 보니
힘에 부쳐
논밭 팔고
남은 재산 소 두 마리
소시장에 각각 가격표 적어 멍에에 붙여두고
힐끗 쳐다본 똘망똘망한 큰 눈망울이
가슴을 적셔
허리 푹 숙이고
함께 한 삶을 애써 지우려 한다
꿈이 많아
눈 뜨면 일하고
여물 챙겨주며 함께 한 시간들
낮에는 논밭 갈고
밤이 되면 서로 수고했다고
토닥이던 수많은 눈빛들의 믿음이
세월 歲月 속에 무너져서
일당 日當의 삶을 살다 보니
새끼보다 더한 보물 寶物을 팔면서도
내 살겠다고
아픈 가슴 태연 泰然한 척
흔적 痕跡을 지운다
얼마나 더 살겠다고
이 무거운 갑옷을 입고 다니는지
부끄러운 마음,
바람에게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