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더라
여행이 주는 자유 自由를 즐기려고
코끼리 등 위에 생각 없이 올라타고 보니
내 나이보다 더 보이는 코끼리와
내 나이만큼이나 보이는 코끼리 운전수는
오른손에 갈고리를 잡은 채
왼손으로 연신 핸드폰을 밀며
알지 못하는 노랫말을 습관 習慣처럼 바꿔 들으며
삐딱한 자세를 몇 번이나 고쳐 앉고 있는 모습이 거슬리는 데다가
햇볕을 가리려 낡은 수건을 덮은 얼굴에 굳이 눈길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야자수만 쳐다보는데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의 기억 記憶도 버거워
타박타박 마지못해 걷는 코끼리 한걸음 한걸음마다
울퉁불퉁 파도 波濤치는 등뼈에 발을 의지한 것이 못내 미안해
슬쩍 발을 접자
이 모습을 본 아내도 벌 받는 학생처럼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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