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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이 자숙의 시간으로

by 차주도

자만 自慢이 自肅의 시간으로


만만치 않은 세상을 만만하게 보던 시절
겁 없이 달리던 삶에 경고장 警告狀이 떨어졌어
순서 없는 절망 絶望이
연타 連打로 가슴을 쳤지

믿기지 않는 현실에
부정 不正과 의심 疑心의 날들을 초조 焦燥하게 지켜보면서
견딘 치유 治癒의 과정은
어떤 유행가 가사도 꽉 막힌 심장을 뚫지 못한
폭발 직전의 휴화산 休火山이었지

자만 自慢이 자숙 自肅의 시간으로
돌아간 시발점 始發點이지

앞만 보고 달리다 돌부리에 툭 부딪쳐
누가 볼까 힐끗 쳐다보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먼지를 털기에는
중증 重症의 얼룩이 묻어
세탁 洗濯이 필요했어

살아온 날의 과정 課程도 기억 속으로 지우고
살아갈 날도 돌변 突變하는 날씨처럼
자연 속에 맡기자는 거야

한 톨 먼지의 몸뚱이에
얼룩과 시계만이
만만치 않은 세상을 아직 지키고 있어.


시작 노트

살다 보면
언제나 청춘 靑春처럼
그대로 흐르기를 원하지만
물굽이 흐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치고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이마에는 어느덧 훈장 勳章이 달렸더라고요

자만 自慢이 자숙 自肅의 시간으로
고요히 흐르는 세월 歲月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
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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