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벽 단상 01화

새벽 단상

by 차주도

새벽 단상斷想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 본다
겉으로 보이는 잣대는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춘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엉망이다
망하지 않는 게 기적 奇跡이다
숱하게 만난 사람들
내 싫다고 도망가도
내는 그 사람 원망한 적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긍정 肯定이
내가 미워한 부정 不正보다
일 퍼센트 앞서서
결국은 내가 못났더라
헤어져 아쉬워하고
언젠가 만날 거라고
믿는 어리석은 내더라
먹고사는 것도 그러한지라
한 번 믿으면
절대 의심 疑心하지 않아
잘못되면 도리어 부족한 내 탓이지 하고
긍정 회로 肯定 回路 일색이다
기업이 꾸며 대는 돈 버는 기술마저
순하게 믿는 바보다
사람들을 속여 권력 權力에 붙어 아부 阿附하며
잠깐 덩치를 키운다고 생각하지
나쁜 마음으로 거짓말한다고 보지 않는
순수 純粹가 마음속에 가득하니
칼 들고 내를 헤칠 사람이 없어
늘 자신만만하다
너무나 당당해서
믿는 사람 다치게 할 수 있어도
언젠가 보상 補償할 수 있는 자신이 있길래
믿고 살자는 거다
올해 떠난 신경림 시인은
저승길을 낙타를 타고 가서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다고 했고
여비가 없어도 먼저 가 있는 천상병 시인은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말했고
시 속의 시인 김종삼 시인은
어린 거지 소녀가 어버이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이며
밥집 문턱에 천연스레 생일상을 차리는 모습이 부럽지 않은 것은
그런 자식 있고 며느리 있다는 믿음이
아직은 살아 있고
위대한 시인들만큼
순수 純粹가 있다고 자부하기에
아직 익지 않은 마음을 담금질하는
하루의 일상 日常이 늘 새롭게 보이는 즐거움이 있어
새벽에 내 그림자를 건드려 본다.


시작 노트

잠들기 전에 꿈에
가끔씩 한 줄의 시어 詩語가 나오기를 바란 적 많고
그런 때 박차고 일어나 연필을 잡은 시 詩가
새벽 단상 斷想이다
거침없이 줄줄 쓰여서 좋았다
내 생각을 단호 斷乎하게 보이면서도
솔직한 긍정회로 肯定回路의 나이가 되다 보니
어느덧 젊은 시절의 눈치가 사라졌더라
그렇다고 고집 固執이 아님은
아직도 배울 게 너무 많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늘 느끼기에
선배 시인들의 면면 面面을 공부하면서
나다움을 찾는 무기는 순수 純粹라
있는 그대로 직설 直說의 힘으로
그냥 밀고 갈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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