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 꺼
초등학교를 가기 전에는
자주 오던 손녀가
어린이날을 맞아
오랜만에 하룻밤을 잔다는 말에
찐빵 한 봉지를 사서
집에 도착하니
한 개를 덥석 물더니
봉지에 뭔가를 쓴다
“유주 77-1”라 읽고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할아버지를 쳐다본다
다시 보니 “유주 꺼”였다
순간
술 취한 할아버지를 본
손녀는 어떤 맘이었을까?
시작 노트
손주의 사랑은
자상 仔詳함이 유별난 할머니의 몫이라
늘 뒷짐을 지지만
마음만은 할머니 못지않다
표현 表現이 부족해 꼰대짓인지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술 한 잔 걸치니
손녀의 예쁜 모습이 어른거려
흰 연기 뿜어대는 찐빵 한 봉지를 들고
현관문에 들어오면
득달같이 와락 안기는 손녀
이 맛에 세상 산다.
무딘 할아버지의 감성 感性으로
낙서하는 손녀의 글씨에 꽂혀
참견질에 딱 걸렸다
친숙 親熟의 표현 表現이
취기 醉氣에 무뎌져
손녀의 눈높이에 다가가지 못했다
역시 꼰대는 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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