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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by 차주도

휴화산 休火山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들어오는 아내의 발걸음이 가볍다.
미국서 온 손님들 접대 接待하느라
반찬이 필요하다는 큰며느리의 전화를 받고는
의무감 義務感인지, 사명감 使命感인지 모를 섬세 纖細한 마음으로
만드는 반찬 냄새가 아침을 달군다.
소불고기, 돼지두루치기, 장조림, 딸기 2팩, 홍시 2팩을 싸놓고는
배달 配達을 부탁한다.

남자가 집에서 할 일이란
저항 抵抗없이 들어주는 일.
아파트에서 내려와 기다리고 있는 며느리에게
“너는 무슨 파워가 이렇게 세냐?”
“어머님께 애교 愛嬌 좀 부렸어요!”
밝게 웃는 얼굴에 함께 미소 微笑를 지으면서
돌아오는 길에 또 다짐을 한다.

큰아들 없는 하늘아래
가족이 소소 小小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 休火山을
늘 경계 警戒해야 한다고.


시작 노트

휴화산 休火山은 언젠가 터진다.
아들이 없으면 며느리도 없다.
불변 不變의 진리 眞理를
장돌뱅이 짓하며 터득한 터라
냉정 冷靜을 노력했지만
정 情에 겨운 아내는 큰며느리에게
전부를 보였기에
측은지심 惻隱之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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