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적폐청산 1호, 자신을 일인 시위 합니다

by 차주도

적폐 청산 積弊 淸算 1호, 자신을 일인 시위 합니다


쌓여있는 부패덩어리는
힘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싸울 줄 모르는 비겁한 자신입니다

쌓여있는 부패덩어리는
근엄한 판사의 선고문이 진실일 거라고 믿어왔던 순수가 무너져도
싸울 줄 모르는 비겁한 자신입니다

일인 시위마저도
한 번 진행할 때마다 일백만 원을 내라는 대기업의 소송에
칠십만 원 감하고
그나마 자식 잃은 아비 불쌍하다고 삼십만 원만 선고한 판사의 아량 앞에서
싸울 줄 모르는 비겁한 자신입니다

이 나라가 싫어져서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른 나라가 어떤지 모르기에
적폐 청산 積弊 淸算 을 부르짖는 순진한 정부와
힘 있는 대기업과
근엄한 판사와
싸울 줄 모르는 나약한 자신이
어우러져 단 하루만이라도 살았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하면 아름다운 미래가 보장된다고
잠시 떨어져 있자고 떠난 이라크에서
죽음마저 왜곡된 삶의 기록을 바로 잡지 못하는 아비가 적폐청산積弊淸算의 1호입니다

싸울 줄 모르는 비겁한 일인 시위가 아닌
당당한 하루를 맞는 적폐 청산 積弊 淸算 이기를
그런 하루하루가 행복이기를 믿는.




keyword
작가의 이전글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