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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수
by
차주도
Dec 24. 2024
나의 예수
고향집 뒷마당
밥 짓는 구수한 냄새가 스미고
그 풍로 불빛에 슬며시 지푸라기 불을 지펴 볏짚단에 옮겨 붙이니
그렇게 빨리 번질 줄이야!
어머님이 알았기에 망정이지
동네 우물가
물 긷는 아낙들 물통 뺏어
허겁지겁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혼나지는 않았다
이상하리만치 어머님은 나에게 너그러웠다
야단맞은 기억이 없다
며느리들은 어머님
험담欠談을 더러 늘어놓지만
살짝 치매에 걸렸어도 나만 보면
두 손을 꼬옥 잡고 지그시 쳐다보신다
울타리 너머 성당이 생각나는 성탄 전야
나의 예수는
어머님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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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놀다 보니 나이테가 보이더라> 출간작가
그 사람의 눈빛을 보다가 그 사람의 눈물을 잡고 싶어 하루를 지새우는 탁구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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