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늙기를

by 차주도

자연스럽게 늙기를


인위적인 꾸밈도 한 몸 되어
진달래, 개나리, 벚꽃, 산수유가 나름의 품격 品格으로 자리매김하는 남산은
단연코 서울의 허파로
하늘빛과 맞물린 연초록의 실루엣이
공기 속으로 번져
빌딩의 봄을 알리고
곧, 닥칠 꽃비가
동화 童話속의 세상을 만들 텐데

열 살 때 꿈이나
육십의 자유나
남은 삶의 여유가
자연과 달리
사진 속에 보이지 않으니

좀 더 욕심 慾心을 뱉고 나서
다시, 주름진 얼굴을 즐길 수밖에.


시작 노트

60년 동안 남산은 어떻게 변했을까의 생각이
우문 愚問이었다.
이준 열사의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자연은 그대로인데
나만 변해 있는 모습을 보고
어차피 주름이 질 바엔
품위 있게 늙자고
하늘에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