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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하게 설정된 삶에 주는 여유

직장인 캠퍼 -임영훈-

“Interview Question”


1. 영훈 시스터에게 캠핑과 백패킹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캠핑과 백패킹으로 빡빡한 삶에 여유를 주고 있는 직장인 12년 차 임영훈입니다. 캠핑과 백패킹의 결정적인 차이는 장소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차로 갈 수 있는 곳에서 즐기는 것은 캠핑, 차로 갈 수 없는 곳을 경량화된 캠핑 용품만 가지고 걸어 들어가서 야영하는 것을 백패킹이라고 생각해요. 둘 다 자연을 만나러 가서 힐링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저에게 캠핑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힐링이라면, 백패킹은 혼자서 즐기는 여유예요. 캠핑이 함께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모임 활동을 하지 않고도 치유하는 법을 알려주어서 기쁘지만, 지금은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백패킹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 캠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캠핑은 26살 때부터가 첫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정말 회식이 많은 직장을 다녔어요. 그 시절은 술 때문에 정말 힘들었거든요. 주말에도 지인들을 만날 일이 많다 보니 거의 매일 술을 마시더라고요. 어차피 매주 마시는 술이라면 주말이라도 좋은 뷰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강과 바닷가 쪽으로 술(?)을 마시러 가자는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지인들을 데리고 자연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저렴한 4인 세트 장비를 구입한 것이 하나둘씩 모이며, 지금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백패커가 되었네요. 


3. 캠핑은 많은 분들의 로망이지만 시작이 쉽지만은 않아요.(사실 제 이야기입니다!)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저도 사실 캠핑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디라도 나가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있는다면 그 행복을 느껴볼 수 없어요. 장비를 맞춰서 근교에 있는 캠핑장이라도 가보세요. 그 재미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가기만 해도 그 여유와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끼며 저처럼 시작하게 되실 거예요. 직접 장비를 구매해서 진행하는 것이 부답스럽다면 글램핑 또는 수도권에서는 백패킹 장비 대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대여해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주변에 캠핑을 즐기는 지인이 있다면 데려가 달라고 해서라도 그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라요. 


4. 캠핑뿐만 아니라 자전거, 피트니스 대회 등 여러 활동을 활발히 하고 계신데, 유독 캠핑과 백패킹에 애정이 깊은 이유가 있을까요?

생각해 보니 정말 여러 활동을 하고 있네요. 백패킹, 사이클, 봉사, 등산, 피트니스(헬스), 러닝, 사진, 그리고 회사. 그중 백패킹과 캠핑이 가장 애정이 깊은 이유는 다른 활동과 다르게 치유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 활동도 제가 다 좋아서 하는 활동이지만, 활동 자체는 제 육체적 고통이 수반되는 활동이에요. 하지만 이 캠핑만은 내 몸이 좋은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오히려 치유 되고 온전히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주말마다 캠핑을 다니기에 차에 캠핑 용품이 많은데요. 어느 날 본업이 여행 치료사(심리치료를 위한 여행 계획을 짜주시는 직업)셨던 대리기사님이 보시고는 무계획의 일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주말마다 계획 없이 무작정 ‘힐링이 필요해’하며 나가던 캠핑이 심리 치료를 위한 방법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저는 캠핑을 해야 했던 사람인가 봐요. 치료가 필요해서…


5. 백패킹 활동을 하면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향기 중 어떤 향이 가장 좋으세요?

제가 좋아하는 냄새는 날이 화창한 날보다는 흐릿한 날 또는 오히려 비 오는 날의 냄새를 좋아해요. 젖은 산의 흙냄새, 나무 냄새가 저의 힘들고 지친 마음을 잠깐이라도 잊게 하고, 제 자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향기네요. 그리고 바다 냄새를 좋아해요. 특히 여름 바다 그리고 겨울 바다 특유의 냄새가 좋아요. 최근 많은 공간에서 나고 있는 향기가 새로운 향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껴요. 제가 지금 백패킹 하며 맡고 있는 이 향기가 다른 공간에서 느껴질 때가 있는데, 저는 항상 이 향기를 느끼고 있답니다.


6. 직장을 비롯한 라이프 타임을 정말 열심히 보내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5월에 있을 피트니스 대회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백패킹에 집중하려고 해요.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는데, 이왕 시작하는 것 제대로 하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자기만족으로 시작한 피트니스가 대회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3년 전 첫 대회가 2등으로 마무리된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는 1등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거든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다이어트, 운동 그리고 일상이 빡빡하게 설정된 긴장된 삶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힘든 일상에 조금 더 휴식을 줄 수 있는 백패킹을 더 많이 하게 되네요. 누군가는 “추운 곳에서, 더운 곳에서 왜 자냐” 해요. 사실 가서 하는 것은 매번 같아요. 막상 올라가서는 멍하니 있거나 잠을 푹 자거나 하는 것 말곤 없거든요. 그런데도 목적지에 도착해서 이 자연에 내 한 몸 누워 쉴 공간이 있다는 게 저에게 진짜 큰 즐거움이에요! 종착지에 있는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거든요. 제가 이 생활에 지쳐서 호텔이 더 좋아지기 전까지는 열심히 다녀보려고 합니다. 



영훈 시스터의 캠핑처럼
나에게 빡빡한 일상을 치유해 줄 안식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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