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읽히는 이력서 작성법(1)_이력서 쓰기 전 피해야할 사항
‘나무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라는 링컨의 명언과 같이, 원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앞으로 펼쳐질 한번 한 번의 프로세스 가운데, 치밀하게 준비하여야 한다. 그중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첫 번째 이직 절차가 바로 이력서 작성이다. 이력서 작성이라면 이골이 난 독자 또한 많을 것이다. 수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만큼 노련하였는지 스스로 자문해보자.
실제 사회생활을 경험한 후 천천히 다시 읽어보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할 것이다. 만약 인지하기 어렵다면, 기존 서류 통과율을 계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하는 바, 방향성이 명확하다면, 수많은 공고 중 집중해야 할 곳은 5곳을 넘기지 않을 것이다. 한 번의 기회마다 신중히, 절실히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첫인상의 공식, 광탈의 시간을 피해라.
이력서 하나당 인사담당자가 눈길을 머무는 시간은 얼마일까? 여러 의견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10분으로 본다. 단, 10분이다. 내가 주말을 꼬박 바친 이력서가 단 10분 만에 검토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이는 후보자의 이력서가 학력, 경력, 자격증 란을 통과했을 때 이야기이다. 즉,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 때 주어지는 평균시간이다. 필자의 경우 하루에 적게는 20통, 많게는 100통이 넘는 이력서를 본다. 경험상, 5분 이상 눈길을 붙잡고 있는 이력서는, 경력과 요구 조건 등 채용조건에 부합하는 이력서일 때 만이다. 90%의 이력서는 10분은커녕, 10초의 눈길도 잡지 못한 체, 다음 이력서를 읽게 된다. 며칠 밤, 땀방울을 흘린 지원자 입장에서는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비용과 효율성이 생명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실제로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을 빌리자면, 포지션 하나에 많게는 400명의 지원자가 몰려,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 1분씩만 봐도, 7시간을 봐야 하는 방대한 양이다. 당신이 경영자라면 밀려드는 업무 속에서 수백 명의 이력서를 정독하는 착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인사담당자를 가만 두겠는가? 10초의 승부. 광탈의 시간을 피해, 기억에 남는 이력서는 무엇일까?
이력서 작성 전 고려사항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력서는 당신의 Story이지만, 철저히 독자(지원회사) 입장에서 쓰여야 한다. 회사의 입장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사업 확장을 위해서인가? 신규 수주나, 생산 라인의 증대인가? 기존 내부 직원의 불화로 인한 교체인가? 나는 많고 많은 회사 중 이 회사에 지원했는가? 그렇다면 나는 이 회사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회사의 채용 경위 및 현재 Vision, 중장기 성장전략, 나와의 시너지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입사뿐 아니라 향후 장기적 Career Path측면에서도 필수적 사항이다. 그 필요와 당신의 욕망 사이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력직이라 함은 지금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을 의미한다. 인재상에 적합한 신입사원을 뽑아서 교육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경험했듯이 기업 환경은 그리 한가하지 않다. 때문에 조직에서는 당장 투입해도 성과를 낼 수 있고, 기존 조직과도 잘 융화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한다. 엄밀히 말하면, 채용도 역시 Sales이다. 내 노동력, 내 가치를 시장에 고용계약의 형태로 파는 것이다. 때문에, 내 제안서(이력서)는, 철저히 고객(채용사)의 Needs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아래는 고객사의 입장에서 볼 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항들이다.
1. 성의 없는 General 한 이력서
경력이 5년이 넘었음에도, 신입사원 시절 자소서를 그대로 옮겨온 경우 (과대, 동아리 학술부장, 봉사활동 등)는 기본이고, 뭉뚱그린 입사 후 포부, 경력사항으로, 어느 회사에 내도 무방한 이력서의 경우, 설령 스펙이 좋다고 하더라도, 고객사에서는 ‘이 후보자는 여러 곳에 성의 없이 이력서를 넣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2. 명확한 이직, 퇴직의 사유가 없는 경우, 근거 없이 허황된 연봉
잦은 이직이나, 공백이 있다면, 이에 대해 명기해주는 것이 불필요한 질문을 막는 방법이다. 근거 없이 높은 연봉은 믿고 거르는 수단이 된다. K후보자는 이직도 없고 유수의 대기업에 서 착실히 경력을 쌓아왔다. 적합한 오퍼가 있어서 제안하였으나, 본인은 이직 생각은 있으나 연봉이 8천 이상이 아니면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였다. 후보자가 제시한 수준은 업계 탑기업의 차장 수준으로, 후보자의 현재 연봉보다 2천만 원 이상 높은 수준이었고, 후보자의 직군이 희소성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후보자에게 현실에 대해서 말해주려 했으나,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설령 경력이 맞았다고 해도, 인사담당자도 굳이 헛된 수고로움을 감내하지 않을 것이다.
3. 경력직이라 믿을 수 없는 핵심 없고 내용 많은 이력서
이력서를 보다 보면, 특히 엔지니어의 경우 핵심 없이, 본인의 이력을 서술형으로 나열한 경우들이 많다. 몇 줄에 걸쳐서 장황하게 적었지만, 반줄로도 함축할 수 있는 내용들은 지루함을 넘어, 후보자의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 기업에서 보고 능력은 필수이다. 상사에게 인정받는 인력들은 업무상 퍼포먼스는 물론 이를 체계적으로 서면, 대면을 통해 상사들에게 보고하고, 부서 간 공유하며, 고객을 설득하는 사람들이다. 이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채용 Process이다. 실제 MBA 과정의 젊은 직장인 1만 명 대상으로 어휘력 테스트 후 5년 뒤 이들을 추적했을 때, 어휘 성적의 상위 10%는 전원 간부가 되었고, 하위 25% 중 간부가 된 인원은 0명이었다. 스테판 레터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는 글쓰기 능력의 최고인 사람과 최저인 사람의 평생 소득이 3배 차이라 주장하였다. 또한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성공을 가로막는 첫 번째 습관으로 맞춤법 실수를 꼽았다. 이는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부주의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손숙희,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 사용법>)
공자께서는 <논어>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미국의 사회학자 벤자민 바버는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고 했다. 흔히 요새 말하는 메타인지인 것이다.
습관처럼 하는 말이지만, 디테일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세심한 것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보고서지만, 팀 내에는 보고서를 전담하는 인력은 대부분 따로 있다. 우린 알고 있다. 누구도 내 이력서를 대신 써줄 수 없다. 본인의 경력, 성과조차 어필하지 못하는 인력을 어느 누가 좋아할까?
이번 주는 이력서의 디테일을 챙기며, 내 보완점을 챙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