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의 절대 목적
끝까지 읽히는 이력서 작성법(2)_반드시 챙겨야 할 Detail
광고의 목적은 매출인 것처럼, 이력서의 목적은 채용이다.
그렇기에 이력서는 반드시 끝까지 읽혀야 한다. 수백 장의 이력서 중 눈에 띄려면 (탈락하지 않으려면) 그들의 시선을 붙들어 두어야 한다. 카피라이터이자 컨설턴트인 손숙희 작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 사용법>에 따르면 우리가 인터넷 서칭 시 클릭을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0.3초라고 한다. 알다시피 그렇게 클릭한 기사도 정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복적으로 스크롤을 내릴 뿐이다. 주의력을 주는 시간은 단 8초, 글자로는 32글자이다. 이력서를 가십거리 기사와 비교하는 것이 어패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정된 시간에 한 포지션당 수백 장의 이력서를 정독할 인사담당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경력직은 경력으로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경력은 현업에 바로 투입되어, 조직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래 5가지 사항은 이력서 작성 시 기억했으면 하는 Detail이다.
1. 채용 배경, 핵심 필요 역량을 파악하라.
평소 관심 있던 기업의 상기와 같은 공고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은 채용 배경 파악이다. 홈페이지의 회사 연혁, 회사소식 및 최근 1년간 기사를 리뷰하며, 최근 인력이 필요할 만한 Issue가 있는지 파악한다. 제조사의 경우, 신제품 개발 및 공장, 라인 증대일 수 있고, 컨설팅사, 건설, 중공업사일 경우 대형 프로젝트 수주일 수도 있다. 경영관리, 법무, 회계 등 지원 조직의 경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으나, 상시 인력이 채용되며, 내부 변화에 역시 민감한 만큼, 홈페이지, 뉴스 등 표면상 정보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연간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참고하도록 하자. 스타트업의 경우 매출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톡옵션이던, 좋은 복리후생 조건이던, 고연봉이던, 기억해야 할 것은, 매출이 없으면 어느 회사던 지옥이다.
2. 연차보다 중요한 것, 성과이다.
경력직을 증명해주는 것은 기간이 아닌 성과이다. 영업조직에 몇 년 있었다는 것이 당신을 증명해주지 않는다. 작년 대비 매출 120% 증대, 신규 고객사 0개 확보 등 KPI 달성 여부, 즉 영업에서 어떻게 회사의 매출에 기여했는지가 관심사이다. 지원조직이라면 연말 정산 0회 완료 이런 식으로 해당 포지션을 통해 달성하였던 성과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작성한다. 최근 진행한 업무부터 적되, 본인의 성과 중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순서대로 기입하도록 한다. 시니어나 관리직군의 인원은 작성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겠지만, 보고서가 익숙지 않은 직군들의 경우에는 함축적으로 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럴 때는 본인 업무와 연관된 회사의 주간, 월간 보고 자료들을 참조하면 좋다.
3. 고객의 언어, 흐름에 따라 써라.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JD는 현업 담당자로부터 전달받은 최소, 최적의 요구사항이며, 1차 검증자는 당연히 인사담당자이다. 때문에, Wording에 있어서, 되도록 본인 회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보다는 해당 고객사에서 쓰는 단어(JD에 명기된 단어)로 쓰도록 한다. 동종업계라도, 부서에 따른 직무 및 프로세스, 용어가 다른 경우가 상이하다. 심지어 너무 잦은 약어 사용으로 중복된 표현도 다수 존재한다. 필자가 재직했던 회사에서는 PM은 Proposal Manager(입찰 담당자), Project Manager(현장 책임자), Procurement Manager(구매담당자)의 의미로 쓰였다. 앞에도 언급하였지만, 긴박한 채용공고의 경우 대부분의 니즈는 현업부서로부터 발생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해당 서류의 1차 검토자는 인사담당자라는 것이다.
아울러 고객사의 흐름에 따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주니어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받으면, 두서없이 신상명세, 학벌, 가족사항 등 첫 장이 핵심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어느 직군이던 보고 능력은 핵심사항 중 하나이다. 대면 보고였으면 한 소리 하였을 것이고, 서류 검토면 스킵할 가능성이 높다. 말할 필요도 없이 경력직 채용의 최대 관심사는 당연 경력이다. 최근 직장 이력부터, 학력사항, 자격증, 어학, 기타 사항(수상, 교육사항, 병역 등), 세부 경력, 자기소개서로 이어지도록 한다. 이때 Summary Table 1장, 세부 경력 1~2장, 자기소개서 1~2장으로 구성되도록 한다.
4. 최선이 아니면, 차선. 교집합을 부각해라
해당 JD와 달리, 본인의 수행 경험이 일부 다른 경우, 부각할 수 있는 교집합을 고려하라. 상품군이 다르다면, 해당 직무의 유사성을, 직무가 다르다면, 해당 상품에 대한 이해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건축시공의 경우 회사에서 요구하는 일반건축 시공 경력은 없지만, 아파트 시공 경력을 부각시켜, 시공 업무의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것. 시공 경험이 없이, 일반 건축 공무의 경험만 있다면, 일반 건축의 경험을 부각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비단 직무뿐 아니라, 소비재 / 건설, 중공업 같이 성격이 비슷한 인더스트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직군, 상품 전환의 가장 좋은 선례는 회사 내 Job Posting, 순환보직, 전배 케이스와, Linked in 인맥 또는 헤드헌터의 조언을 참조하는 방법이 있다. 짐작하듯이 해당 교집합 Selling Point가 없다면, 채용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지며, 설령 채용이 될지언정, CDP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이는 경력단절과 연봉의 하락을 뜻한다. 현 사회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연결성, 스티브 잡스가 부르짖던 Connected Dot의 빅 피쳐를 그리기 전까진.
5. 눈에 들어오는 경력 3F(Focus, Figures, Fact) 조건
필자의 해외영업 시절, 업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 중 하나가 문서 작성이었다. 수천 페이지의 입찰서와 계약서, 입찰 여부부터 가격 제출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각종 사내 프로세스를 위한 내부 보고 자료 등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관련 자료만 10 Giga를 아우를 정도로 방대한 업무량을 자랑했다. 이 중 가장 공들이고 긴장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그룹 보고 역무였다. 사실 많아 봐야 A4 10장 정도이지만, 프로젝트 관련 보고의 정수였다. 덕분에 사수와 팀장은 물론 본부의 임원까지 전 인력이 주말을 오롯이 바쳐가며, 심혈을 기울이곤 했다. 이유는 이렇다.
‘의사결정자에게, 현안과 전략에 대한 핵심 보고’
이력서에 맞추어 뽑아내자면, 3F로 추릴 수 있다.
Focus
채용 경위에 초점을 맞춰 기술하라. JD상 총무 담당자를 채용한다면, 설령 본인의 경력 인사 60 %, 총무 40 % 라 할지라도 JD상 명기된 총무 경력을 가장 상위에 명기하라. 어찌 보면 사소할만한 것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언급한 바와 같이 끝까지 읽히게 하기 위해서이다. A란 직무 위주의 포지션을 채용하는데, A, B, C의 업무를 경험한 후보자가 있다고 치자. 시선의 흐름에 따라 ‘이 후보자는 A도 B도 C도 경험했구나’로 인식될 수 있는 반면, ‘이 후보자는 B, C만 경험했네’하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역작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판사들의 식사 직후 가석방 승인 비율을 인용하였다. 승인 비율은 물론 식사 후가 65%로 가장 높았고, 식사 전에는 제로에 가까웠다. 즉 피로도가 쌓일수록 보다 쉬운 결정인 ‘가석방 거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판결문당 소요되는 시간은 약 6분이다. 당신의 이력서에 소요되는 시간은 이보다 더 짧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Figures
HR 전문가 2200명 조사 결과 싫어하는 단어 ‘최상의', ‘협력을 잘하는'과 같은 모호한 단어들이다. (손숙희,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 사용법>) 프로의 증명은 최선, 열심히라는 누구나 다하는 것이 아닌, 성과, 즉 KPI이다. 영업팀, 전략기획에 몇 년 있었다는 연차는 당신을 증명하기 어렵다. 영업이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몇% 성장하였는지, 몇 건을 입찰하고 수주했는지 명기해라. 회계담당자라면 회계감사를 몇 건 진행했고, 연말 결산을 몇 번 진행했는지, 마케팅 담당자라면 광고 수익률과 시장점유율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명기하라.
Fact
서류 다음에는 면접, 면접 다음에는 평판, 평판 다음에는 실무가 기다리고 있다.
면접까지는 언변으로 넘어갈 수 있으나, 현업에서의 고충은 회사와 후보자 모두 감내해야 한다. 팀이 아닌 본인이 진행한 업무에 대해서만 명기하고, 개발자나, 디자이너 직군의 경우 본인 기여도에 대해서 사실대로 명기한다. 당신도 잘 알겠지만, 아니 당신의 생각보다 업계는 더 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