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혼자서 집으로 향하던 어린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별일 아니라고, 다 지나간다고, 지나고 나면 아무일도 아니라고
진짜진짜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의 얼굴로 아무도 의지하지 않는 그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모두다 집으로 돌아간 텅 빈 학교에서
감쪽같이 없어진 신발을 찾으러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운동장 스탠드에 혼자 앉아있던 어린 나는 결국 제 신발을 찾았던가
담임 선생님한테도 말 못하고
같이 찾아보자고 부탁할 친구도 없이
대인관계 원만하지 못하고 자존심만 강했던
그 어린아이는 빈 신주머니를 들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나
또 잃어버렸다고 혼나진 않을까
화장실 안에도 다시 찾아봐야 하나
누가 내 신발을 갖고 갔을까
혹시 자기 신발이랑 헷갈렸나
신발장에 다른 신발도 없는데
왜 하필 내 신발이었을까
아이들은 내가 정말 싫은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나지 않는 건
어린 나는 그때 울었던가
끝내 찾지 못한 신발 대신 하얀 실내화를 신고 빈 신주머니를 들고 혼자 집으로 가면서 어린 나는 울었던가
울었든 울지 않았든 지금 와서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진짜진짜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의 얼굴로 그때의 어린 나를 안아줄 수 있다면
내 품에 안겨서 훌쩍훌쩍 어린 내가 울 수 있다면 좀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연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