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꾸던 꿈도 흩어지게 되면

by 풍경달다

한때 우리가 같이 꾸었던 순한 꿈도

언젠가는 흩어진 바람이 되겠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안녕을 기원하던 따뜻한 진심도

언젠가는 백만 년 전 사라져 버린 우주의 별이 되겠지

쉼 없이 제 갈 길만 가는 시간을 탓할 일이 아니며

속절없이 변해버린 나약한 마음을 탓할 일도 아니지

기적처럼 찾아와 내 것 같지 않았던 황홀한 순간이 그저 나를 스쳐갔을 뿐이며

계절과 기억과 노래가 그쳤을 따름이지

그때에 우리는

부디 서로를 원망하지 말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노여워하지도 말고

한때의 진심을 의심하거나 비난하지도 말고

스스로를 혹은 상대를 비루하게 만들지도 말고

한없이 가볍게 한없이 가엽게 보내주기를

차마 손 흔들며 잘 가라는 인사는 하지 못해도

서로의 뒷모습에 잠시 눈맞춤이라도 할 수 있기를

한때 같은 꿈은 꾸었던 우리에게

나도 그대도 끝의 끝까지 예의를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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