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큼한 땀내음>
마침 자리가 나서 앉으니 옆자리 노형에게서 땀내음이 난다.
이전에는 제비 부리 같은 작은 입으로 누군가를 아버지라고 불렀을 그가 지금은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어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기 위해 이처럼 비 오는 아침에도 땀을 흘린 채 깜빡 잠이 든 게다.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살아나가는 것이 이처럼 고귀한 땀방울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해 보니 세상, 그냥 살다갈 세상이 아니다.
잠결에 내게 기대우는 그의 어깨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따스함을 더해주고 들릴 리 없는 낙숫물 소리가 지하철 덜컹거리는 운율에 맞추어 마음 깊은 곳까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러므로,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라고, 아니 좀더 나아가 살아가야만 하겠노라고 분연한 생각이 드는 것은 글을 정리하는 동안 조용하고 차분히 닫히는 내 입술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터.
가쁜 숨 잠시 돌리우고
다시 일어서야겠구나.
***
주) 그냥 되는 대로 살다가서는 아니 될 세상. 일면식도 없는 노형은 내게 세상 살아 갈 힘을 전해 준다.
사진은 이른 봄, 안양천의 봄맞이꽃인데 맺힌 이슬인데 마치 그의 땀방울과도, 보석과도 같아서 붙여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