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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느티나무 Oct 28. 2016

그 사람 나를 보아도

감정을 속이는 일이란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두근거리는 마음은 아파도 이젠 그대를 몰라요



비 온다 하는 소리를 듣고

서둘러 우산을 들고 나선 출근길.

말 그대로 가을비.

그냥 맞자니 너무 쓸쓸하고,

우산을 쓰자니

비가 오는지 일부러 귀 기울여 봐야 들릴 정도로

갸냘프다.

이래서야 비라고 할 수 있나?


요새 한 동안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럴 리 없으리라, 절대 그런 감정이 아니라며 자신하던 감정이었는데.

오늘 가을비처럼 소리도 없이 촉촉히 젖어 들었던 모양이었는지 돌이켜보니 어느새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 있었다.

때를 놓친 뒤의 깨달음은 마음에 커다란 생채기를 남기게 된다.

다만, 이제는 그러했던 내 마음을 스스로 용납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아무렴.

가을비는 오전 중에라도 그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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