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했던 기억의 조각을 찾는 법
'형(兄)은 몸이 약하니까 공부를 많이 시켜서 학자(學者)를 시켜야 해.'
루프트한자(Lufthansa).
어릴 적 수많은 꿈 중의 하나였던 비행기 조종사.
그 중에서도 난 저 항공사의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다.
루프트한자.
스치듯 보았던 잡지의 한 귀퉁이에서 저 항공사의 이름을 보고 막연히 떠올렸던 몽골의 고비사막. 불타오르듯 붉은 빛이었다고 스벤 헤딘(Sven Anders Hedin)이 말했던 곳이다. 그곳에는 여러 해에 걸쳐 자리를 옮긴다는 신비로운 호수, 로브호(湖)도 있다 했다.
선명했던 기억이 먼지 가득한 모래언덕의 석양빛처럼 퇴락해 버리는 것처럼 차츰 인생의 쓴맛도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서 나는 더 이상 비행기 조종사를 꿈꿀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포기를 해야만 했던 그밖의 여러가지 꿈들.
그러면 지금 그 당시 꿈꾸었던 삶의 어떤 것이라도 살아가지고 있느냐 하면 대답은 'no comment'.
회색빛의 '노-코멘트'이다.
아마도 이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그 당시의 꿈을 기억해 볼 일도 없었을 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 출근길, 어쩌다 바라본 하늘에는 이제 막 인천공항으로 착륙하려는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있었고, 덕분에 나는 동생이 남겨 둔 따스했던 말 한 마디에 대한 기억을 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