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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느티나무 May 20. 2017

고독한 미식가

현대인은 모두 고독한 미식가

이노가시라 고로 상(井之頭五郎)처럼

현대인은 모두 고독한 미식가.


한 끼 맛있는 식사를 위해

아침 산책을 20분이나 하였다.


마침내 찾아 들어간 식당엔

주인집 내외가 막 식사를 끝내고 있었다.


밥 떠 먹는 시늉을 하며

아침이 되냐고 물으니 들어오라신다.


올커니.


들어가 앉으니 시금치 토장국을 맛있게 끓여 놓았다며 그걸 먹으라 하신다.


'시금치 토장국'


얼마만에 듣는 단어란 말이냐.


국 하나만 맛나도 밥 한 그릇 뚝딱!이란 말과 함께 예전 그 달달했던 시금치 토장국을 떠올리며 '네 그걸로 주세요.' 했다.


대번에 나올 줄 알았던 아침식사 준비가 꽤나 늦는가 싶더니 이렇게 뚝배기에 담아 주신다.


"아이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흐르고

숟가락으로 국에 들어간 건더기(시금치며 건새우)를 건져내며 뜨거운 놈의 것을 그대로 입 속으로 입 속으로.


깻잎 무침도 하나 조심스레 먹어보니 순하고 깊은 맛.


음식을 다 먹고 계산을 치르다 그 비밀을 알았다.

아짐이 바닥에 납죽 앉으셔서 한 장씩 한 장씩 양념을 바르고 계시더란 말씀.


사진 한 장 찍고 가겠다는 내 부탁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며 "엄마보고 해 달라고 그래요."라며 웃으신다.

맞어 맞어.

그러고 보니 닮은 맛.


그건 그렇고

맛난 아침 밥상 덕분에 원체 먹지 않던 아침을 먹었으니 점심은 어쩐댜.

30년 전통 콩국수 집을 찜해 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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