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이과장, 하이 이사장!

12년간 일했던 공기업 과장 탈출, 이사장의 사업 일기...ing

by 봉봉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못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SNS만 들어가면 퇴사하고 사업해서 성공한 이야기가 수두룩한 2025년.

그 사이를 비집고 현실 자영업의 세계를 보여주지.






1. 이 과장 이야기


남들처럼 출근하기 싫었다.

일요일이 되면 "악 벌써 내일이 월요일이라고!"

월요일이 되면 모두가 그렇듯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했다.

또 막상 회사에 도착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냥 그렇게 일했다.

직원들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둥글둥글 그렇게 잘 지냈다.


15년 전 본사로 입사를 했다.

1명 뽑는 공채에서 1명이 되어 공채로 입사했으니 시험점수가 무척 높았나보다. 인서울 대학도 아니었고, 지방의 국립대를 졸업하고, 서울에 본사가 있는 공기업에 취업했으니 뭐 그리 대단한 직장도 아니었지만 괜히 으쓱하고 별 것 아니지만 별 것 같은 타이틀이었다.


20대 때는 회사가 재미있었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했지만, 전공에 발가락 하나 걸쳐 두고 응용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회사를 다녔다. 야근할 일이 생기면 야근도 군말 없이 했고, 출장도 다니면서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오히려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회사를 다녔다.

월급은 짠내 났지만, 회사원이라는 사실이 재미있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니, 남편의 직장 근처로 자리를 잡고 살기로 결정했다. (아직도 후회되는 부분이긴 하다. 그냥 서울에 집 살걸... 그럼 ‘서울 자가에 사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지도...) 특별한 것 없었다. 경기도에서 남들처럼 전세로 시작해, 아이가 생기면서 대출을 집값의 절반이상 받아(그 땐 가능했다.) 집을 샀다.

평범하디 평범한 대한민국 한 가정의 모습이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육아휴직기간을 보내고, 복직을 했다.

더 이상 일이 재미있지 않았다. 재미있지 않은 시기인 걸까? 아니면 재미있는 일을 하지 않아서일까?

그 어느 직장인이 본인이 재미있는 일을 한단 말인가. 회사에 출근해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해내면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쟁이가 재미있고 없고를 따질 처지는 아니었다.

재미있지 않은 일을 하고, 전쟁같은 육아를 하며 나의 30대가 흘러가고 있었다. 기관을 다니기 시작한 아이들은 출근하는 엄마를 붙잡자고 약속이라도 한 듯 번갈아가며 아프기 시작했다. 심지어 둘째의 코피는 시도때도 없이 터져 회사에 있을 때마다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아이에게 늘 미안한, 선생님께 늘 죄송한 그런 워킹맘이었다.


전쟁같은 아침시간, 아이들 내복 위에 외출복을 켜켜이 껴 입히고 어린이집 버스를 태워보내고, 회사로 향하는 차안.

내가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클테니 나만 잘 하면 돼.

그럼 나는 언제까지 이 (재미없는)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정년까지 보장된 공기업 이과장.

재미있는 일을 찾아 탈출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