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일했던 공기업 과장 탈출, 이사장의 사업 일기...ing
이것도 저것도 잘 해낼 수 없었던 상황.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퇴사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가, 세수를 하고 나오면 마음이 바뀌고, 물 한잔 마시면 또 다시 마음이 바뀌는 시간을 보냈다.(늘 이렇진 않았다. 계기가 있었을 때 더욱 심한 변덕쟁이였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나오는 그날,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12년 동안 나를 감싸주던 안전망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사실에 심장이 떨려왔다.
하지만 더 강렬했던 것은 해방감과 희열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남이 아닌, '나의 시간'을 산다는 기쁨이었다. 마치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온 듯, 온몸의 세포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살아나는 듯했다. 그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감정이 나에게 '뒤돌아보지 마라'고 명령했다.
Bye, 이과장!
그 땐, 그랬다.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자주적으로 내 인생을 그려나갈 수 있음에 환희를 느꼈다.
올인.
인생 2막을 살아보는거야!
SNS에서 수도 없이 봤던 것처럼, 내 인생은 안정된 직장을 뛰쳐나왔으니 이제 집중해서 내가 만든 ‘내 일’에 집중하면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
회사일과 육아에 밀려 미뤄두었던 건기식 일들을 하나씩 완료하고 리스트에서 지워나갔다.
대리님과 미팅하고, 공장에 방문하고, 포장 필름, 디자인, 색상 결정, 인쇄소 방문 등등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많은 일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이 주어지자, 뭉게구름처럼 커다랗고 잡히지 않을 것 같기만 하던 일들이 하나둘씩 해결되었다.
제품은 완성단계였다.
제품이 진짜로 생산되었다.
세상에.
정말 내가 만든(엄마가 만든) 건강기능식품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다니.
얼마나 감격스럽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정도로 기뻐했는지 모른다.
제품이 전체 생산되었다.
업체에서 보내준 샘플을 받았다.
제품 생산 전에 받은 샘플 말고, 완성되어 판매가 되기 직전 완성본을 받았다.
포장박스는 예상대로 귀엽기 그지 없었고, 색감도 더 튀어야 했으려나? 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충분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우리 둘째를 위해 만든 이 제품을 우리 가족 모두 시식했다.
그런데, 왜 단번에 오케이 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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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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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