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나간다

by A world full of irony

얼마 전부터 둘째가 혼자 머리를 감고 말리기 시작했다. 지지난주였나 잘 밤에 머리를 감더니 말려달래서 졸면서 말려준 기억이 있는데, 그게 마지막 머리 말려주기였나 보다. 육아를 하다 보면 (그때는 이쁘고 귀엽지만) 귀찮지만 견딘다는 느낌으로 하는 일들이 있다. 갓난아기 때 쪽잠을 자가며 매시간 젓먹은 후 트림을 시키고 재우던 일이나, 좀 더 큰 후에는 그네를 수천번을 밀어줬던 일이나, 졸음을 참아가며 목이 아프도록 책을 읽어주던 일,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매일같이 따라나가서 보초서던 일, 끝없는 왜 질문에 답하느라 애먹던 일, 먹이고, 씻기고, 닦고, 말리고, 재워주던 일들이 어느새 다, 숙제처럼, 끝났다. 지나고 보니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한층 성장한 아이가 대견하고, 아직 추억을 만들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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