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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나씨 Apr 05. 2024

지우고 싶은 글을 '덮어쓰는' 방법

김도영님의 글을 읽고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무기력하게 알고리즘에 이끌려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다고 애정을 쏟는 게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동안 책을 들고 다닌 적도 있지만, 너무 무거웠다.

평소에 카톡도 잘 켜지 않다 보니 이동 중에 딱히 할만한 것이 없다.

뭔가 이동 중에도 의미 있는 것을 보고 싶어 여러 앱들을 뒤적이다 오랜만에 커리어리를 열어보았다.


몇몇 기획자나 PM 분들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커리어리를 켤 때마다 빼먹지 않고 읽는 글은 네이버 브랜드 기획자인 김도영 님의 글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신달까? 하지만 매번 이동 중에만 가볍게 글을 읽다 보니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번엔 글로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오늘 영향을 받은 글은 괜찮아. 새로운 이야기로 '덮어쓰면'되니까

https://careerly.co.kr/comments/102037


"포털 사이트에 날 검색하면 내 우는 사진들이 도배돼서 너무 싫었어. 당시 8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그랬거든. 그래서 포털 측에 전화해서 지울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직원이 그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 울컥해서 '내 사진인데 못 지우면 어떡하냐'했더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어. 

'새로운 사진을 업로드하시면 됩니다.'

그 대답을 듣고서 정말 뒤통수에서 종소리가 나는 거야. 그래. 나란 사람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간들을 업로드해 나가다 보면 어차피 지난 일은 내 인생에서 어느 정도 퍼센티지 밖에 차지하지 않겠구나 싶은 거지."
(게시글 중 일부인 정선희님 인터뷰 내용 발췌)



조금 더 전문성을 가지고 글을 써보기 위해 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했으나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발행하지도 못하고 담아둔 것만 여러 개. 그렇다고 발행된 글들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것도 아니다 보니 다음 글을 쓸 자신도 없다. 나 역시 정선희님과 같이 지우고 싶은 기록들에 매몰되어 새로운 기록으로 덮어쓸 생각을 해보지 못한 것이다.


'덮어쓴다'는 것은 참 단순한 문장이지만 브런치 글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에 걸쳐 나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미 게시되어 노출된 글들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둔 채 다른 글들로 덮어쓰는 방법.

끊임없이 나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다 보면 지나온 일들은 조금씩 밀려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밀려난 과거는 내 삶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

결국 내가 잘 해내지 못한 것도, 매끄럽지 못한 글도 결국엔 지나온 일들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해내야만 한다.


막연한 두려움이 걷히는 기분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을 해내야 하고, 그 또한 나의 과거이자 기록으로서 남겨질 것이다. 그다음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나의 지나온 기록은 결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 별것 아닌듯하지만 내겐 참 크게 와닿았던 글이었다.


내가 굉장한 글을 쓰는 것도,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할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그동안 괜히 움츠러들었다.

지금의 평가가 어떠하든 다음엔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꾸준히 기록하며 나아가야겠다.

계속해서 더 나은 기록으로 내 삶을 채워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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