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략가의 주짓수
금요일 새벽 6시 30분, 동이 트기도 전 충무로의 한 체육관에는 도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그 가운데 열심히 땀을 흘리는 강병웅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유독 열정적인 그를 취재해본다.
안녕하세요. 스타트업에서 경영 전략을 하고 있는 30대 강병웅입니다. 요즘엔 출근 전 주짓수를 하며 하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큰 이유는 없고 평소에도 주짓수를 한 번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집 주변에 체육관이 있어서 등록하게 됐고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꾸준히 배우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성격이 지는 걸 굉장히 싫어해요(웃음). 특히 어렸을 때 했던 복싱에서 그런 승부욕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복싱에서 스파링을 하다보면 맞고 지다보니깐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주짓수는 자연스럽게 탭을 치고 항복을 하게 돼요. 그 과정들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저한테 익숙해지는 효과를 줬어요. 실패에 대해 더 관대해지고 실패를 더 바라볼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주짓수인 것 같아요. 정말로 실패를 즐기게 만드는 운동인거죠.
업무 특성상 일상에서도 전략을 짜는 걸 습관처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주짓수가 굉장히 저랑 잘맞아요. 체스처럼 제가 어떤 기술을 걸면 상대방은 거기에 맞게 대응하고, 그 대응에 따라 또 저는 다음 수를 준비하고 있는거죠. 몸을 맞대고 있는 그 짧은 순간에 계속해서 경우의 수가 나오는 거죠. 그 수를 맞춰나가는 게 꼭 체스 두는 것 같아요.
'언제든 실패해도 괜찮아'를 알려주는 운동인 거 같아요. 운동을 하다보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만, '져도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를 주짓수를 통해서 배우고 있어요. 도전을 원하신다면 꼭 한 번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