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수) 첫 번째 신속항원 검사
제가 사는 동네에는 신속항원 검사를 하는 병원이 2군 데 있습니다. 우연히도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는 병원이었는데, 저는 조금 더 일찍 여는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뉴스에서는 신속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길게 줄을 선 장면을 보여줬으니, 최대한 일찍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한 시간 일찍 병원에 도착하니 주변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혼자서 병원 밖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서 문 열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10분 정도 기다리니 간호사 한 분이 오셨습니다.
‘오, 굉장히 빨리 출근하네!’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사소한 일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어쨌든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기자 1번으로 접수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 내에서 기다리기가 답답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한 30분 정도 산책하고 병원에 다시 들어갔는데, 제 뒤로 1명이 더 늘어났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9시가 되니 6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보도가 좀 과장된 측면이 있구먼.’
언론 보도를 곧이 곧 대로 믿은 바보가 됐습니다.
‘믿을 걸 믿어야 했는데….’
곧 제 이름이 불리고 의사 선생님이 자주 봤던 면봉을 콧속에 넣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PCR 검사를 6번 했는데, 제 콧속에 이렇게 깊숙이 들어 간 면봉은 없었습니다. 왼쪽 콧속 깊이 면봉이 들어갔는데, 더는 들어가지 않을 듯한 면봉이 끝도 없이 들어갔습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머리를 뒤로 젖혔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담당 선생님은 끝까지 면봉을 쥐고 원하는 깊이까지 침투시켰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느닷없는 통증에
“굉장히 아프네요!!”라고 하면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더 충격적인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른 쪽도 하셔야 해요!!”
“네?”
당황할 시간도 주지 않고 오른쪽 콧구멍으로 면봉이 들어옵니다. 이때, 깨달은 게 ‘인간은 참 적응의 동물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고통을 맛봤지만, 몸이 곧 적응해서 통증도 덜 느끼고 더 손쉽게 검사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고개를 젖히거나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더 빨리 검사도 끝나고, 통증도 덜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잠시 밖에서 대기하세요.”
이제 20분 정도가 지나면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솔직히 ‘확진 일거 같다!’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어젯밤 목 상태도 그렇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길지 않은 20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서 다시 의사 선생님 앞에 섰습니다.
“확진인가요?”
“아닙니다. 음성이네요!”
“네?”
조금 의아했지만, 분명 음성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가족들이 확진됐다가 해제됐고, 현재 제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다는 말 등을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아시겠지만, 면봉을 그렇게 깊게 넣어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고 그동안 걸리지 않았다가 지금 걸리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아마 일교차가 커서 감기에 걸리신 거 같습니다.”
어쨌든 걸리지 않았다고 하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걱정하고 계시는 어머니께
“음성이래요.”
그리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에게도 음성 사실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을 먹고 쉬니, 목의 이상한 증상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음, 정말 단순 감기였나 보군.’
그날은 원래 가던 운동도 쉬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지만, 약 기운에 취해서 숙면을 취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감기는 단순 감기가 아니라 몸살로 변하는 듯했습니다. 새벽부터는 오한이 느껴졌습니다. 좀 특이하긴 한데, 약간의 오한은 제 기분을 더 좋게 할 때도 있습니다. 이불을 덮는 기분을 한껏 느끼게 해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