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지방분권이 발전하기 위해서(6)
세 겹줄의 시대도 종료되고 있습니다
‘세 겹줄’을 언급하면서 우선, 각각의 줄에 관련해서 설명했습니다. ‘리더’, ‘공무원’, ‘시민(주민)’이 각각 하나의 줄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당연히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고요.
가장 이상적인 세 겹줄은 당연히 각 줄 모두에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죠.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리더’만 있을 수도 있고, ‘좋은 공무원’, ‘좋은 주민’만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우수사례로 선정된 지역의 세 겹줄의 구성을 살펴보면, 적어도 두 요소 앞에는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 겹줄이 제대로 갖춰지면 점, 선, 면 수준을 벗어나 입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하나의 점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1차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모여서 ‘선’과 ‘면’을 그리면 ‘2차원’이라고 합니다. 사실, 2차원만 되더라도 다양한 구상을 할 수 있죠.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집을 지을 때 필요한 설계도면을 그릴 수도 있고, 디자인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최소한 두 가지 요소는 제대로 작동해야 창의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높이를 더하면 ‘3차원’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사는 세상은 3차원입니다. 부족한 게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적어도 20세기까지는 그랬습니다. 앞으로 더 이야기하겠지만, 21세기 지방분권 시대는 새로운 요소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합니다.
입체적인 발전이라는 의미는 각 요소가 수동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활동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요소가 상보(相補)하면서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발전시킨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세 겹줄도 제대로 갖춰진 지역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대한민국 균형발전위원회’에서는 해마다 전국의 수많은 사업 중에서 우수사례로 20여 개를 선정했습니다. 한 해에 수천 개가 넘는 사업이 전국(광역시, 시, 군을 포함하면 총 162개 지역이 있고 이 중에서 서울을 제외하면 161개가 됩니다(광역시 내 자치구는 제외한 수치입니다))의 자치지역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주 적은 숫자입니다. 10년 넘게 선정하다 보니, 형평성을 고려해서 대부분 지역이 한 번 정도는 선정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세 겹줄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실제로 취재하기 위해서 사전 연락했던 많은 지역에서는 취재를 고사했습니다. 사업이 소멸된 지역도 있었고요. 호기롭게 한 번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지속하지 못한 사업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러니, 물리적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 겹줄의 시대도 끝이 보입니다. 이제 보이지 않는 가상의 줄이 하나 더 추가돼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의 주인공이 바로 청소년들이고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좋은 리더’, ‘좋은 공무원’, ‘좋은 주민’을 지방분권 시대의 성공을 위한 3요소로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3요소 중 몇 가지 요소를 충족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부족한 요소는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중앙정치의 아류로 여겨지는 지방정치가 독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생각해 봅시다.
현재 십대 청소년이라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생각했을 때 어떤 공약을 제시하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