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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Join Aug 25. 2020

미래세상 읽기 : 2부 4차 산업혁명과 지역사회(13)

싱가포르를 보자(1)

롤 모델     


대부분 사람들은 ‘롤 모델’이 있다. 필자는 어린 시절에 칭기즈칸,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면, 정신병자 취급받을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는 ‘롤 모델’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필자는 정복자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정복자에 대한 꿈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우연히도 성적이 떨어졌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없었으니, 공부해야 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롤 모델’을 선정하는 것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국가와 도시 발전에도 ‘롤 모델’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일본의 성장 과정도 당시,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고 선진문화 등을 흡수하면서 국내 상황에 적절하게 적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지역도 ‘롤 모델’을 선정하고 연구해서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지역 사회의 롤 모델싱가포르     


리처드 돕스(Richard Dobbs) 『미래의 속도』에서는 다가올 미래의 파괴적인 메가 트렌드 네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경제활동과 경제 역동성의 중심지가 신흥국과 신흥 도시로 이동

2.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이 가속화되고 그 범위와 규모가 증대

3. 인구의 고령화

4. 흐름(flow)이라고 부르는 교역과 자본, 사람, 정보 등의 이동을 통한 세계의 밀접한 연결     


1번 항은 지방분권을 논의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관련 있으며, 2번 항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현시점에 연관성이 있다. 3번 항은 우리나라 노인 인구를 생각할 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항목도 20세기 말부터 계속해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항목들을 고려할 때, 필자는 지역의 ‘롤 모델’로 싱가포르를 선정했다. 단, 필자는 싱가포르 전문가가 아니기에 겉으로 보이는 면면만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많은 작가가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도시이고, 여러 자료를 검토했을 때, 선진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는 위 네 가지 항목 모두를 모범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국가이자 도시이다.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넓다. 그러나 인구는 서울보다 훨씬 적다. 경제 수준은 비교하기 힘들지만, 1인당 GDP를 근거로 할 때,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국가이다. 따라서 경제적인 수준만으로도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현대 세계는 경제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경제 분야의 양질(良質)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싱가포르를 따라 해보자는 제안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원래부터 좋은 조건에서 발전한 도시가 아니어서 환경을 핑계 대면서 성장과 발전의 더딤을 변명하는 지역 사회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온갖 역경 – 좁은 영토, 적은 인구, 독재, 자원 부족 등 - 을 이겨내면서 현재는 세계적인 교육 수준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병원, 법과 질서, 산업 계획 등을 잘 갖춰 미래가 더 기대되는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는 싱가포르, 점점 줄어가는 우리 지역 사회


앞서서 말한 것처럼 싱가포르의 면적은 넓지 않다.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도시와 비교했을 때 인구밀도가 높다. 약 567만 명(2015년 말 기준)으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훨씬 많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가 시작됐고,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인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인구 증가를 예측한 자료를 보면 2020년에 인구가 육백 만 명 수준에 이르고 2030년에는 육백 오십만 명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모두 저출산 국가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고, 싱가포르는 늘어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 인구 증가는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이민자 수이다. 싱가포르는 현재도 외국인 수가 많지만,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싱가포르에 가보면, 쉽게 외국인을 발견할 수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이태원을 연상하게 한다.      

그렇다면 왜 많은 외국인이 싱가포르를 찾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고 있기에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문화다.


 싱가포르에 처음 방문했을 때, 필자는 택시 기사한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한국이 좋아요? 일본이 좋아요?”


“나는 한국도 좋고, 일본도 좋습니다. 두 국가를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싱가포르 문화를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우리나라 택시를 탄 외국인이 기사한테 자신의 국가와 다른 국가를 제시하면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기사는 대부분 손님의 국가가 더 좋다고 말할 것이다.      

『늦어서 고마워』에서는 싱가포르 발전 원동력 중 하나가 다른 문화권을 연결하는 특성이라고 말한다. 각국이 글로벌 흐름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순위를 매기는 MGI 연결성지수(Connectedness Index)에서 싱가포르는 1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네덜란드, 미국, 독일 순이었다고 한다. 이런 특성이 북미회담의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싱가포르는 4차 산업혁명 지수에서 항상 세계 탑을 유지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많은 인재가 유학하길 원하는 국가이다. 인재의 중요성을 깨달아 국가, 민족, 인종을 구분하지 않고 실력만으로 평가하고, 그들이 정착할 때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만났던 유학생은 난양공과대학교에 유학이 결정되자, 싱가포르 교육부로브터 항공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르다. 전국적으로 유학생이 10만 명을 상회하는데 이 중 1만 명 정도가 매년 졸업한다. 그런데, 취업은 1% 수준이다. 이 중에서도 대부분은 차별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난다고 한다.


 국내 유학생의 유형을 분석하면, 자비(自費)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정부 초청, 대학 초청, 자국 파견 장학생 순이다. 즉, 기본적으로 친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국에 좋은 감정으로 유학을 결심한다. 그런데도 현재 분위기는 이런 인재들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고 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물론, 싱가포르 내에서도 심각한 빈부격차와 차별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 3D 일자리를 찾아 전전긍긍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제노포비아(Xenophobia)’현상이 우리나라처럼 심하지 않다.


 종종 다문화와 관련한 보도 자료를 보면, 한국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3D 직종을 위임하면서도 고맙게 여기기보다는 편견과 부당한 처우로 반한 정서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여전히 차별과 혈연, 지연 등으로 편 나누기 한다면, 우리나라는 미래학자들이 예언하듯이 최초로 인구소멸 국가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려 한다. 출산장려 정책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인구 유지 혹은 증가는 요원해 보인다. 인구 증가가 경제 성장과 발전의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충분조건은 된다. 경제예측 전문기관인 덴트 연구소(Dent Research)의 창업자 해리 덴트(Harry Dent)의 『2019 부의 대 절벽』,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에서는 경제와 인구 관계의 높은 상관관계를 분석한다. 물론, 반론도 있다. 도쿄 대학 대학원 경제학 연구과의 교수 요시카와 히로시『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에서는 생산력의 향상으로 인구가 줄더라도 경제의 부침 현상은 크지 않을 거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구의 고령화를 긍정적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참고로 2012년에는 생산 가능 인구 7.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으나 2039년에는 생산 가능 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는 자료가 있다. 생산 가능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을 지역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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