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의 혁명이 진정한 혁명이다
부정적인 이유만 들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룰 수 있는 건 영원히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시도해야 성공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발명왕 에디슨이 단 한 번 실패에 모든 발명을 멈췄다면, 그의 발명품이 하나라도 있었을까?
수많은 기업이 실패가 두려워서 개발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누리고 사는 문명의 이기는 여전히 부족했거나, 현재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과거 아톰(이런 이야기를 하니, 요즘 세대는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을 보면서 자랐던 일본 어린이들이 성장 후에 실제 아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들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톰처럼 날아다니는 로봇은 당시 기술로 완성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현재도 그런 로봇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노려 덕분에 현재 일본은 로봇 기술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거버넌스 블록체인은 단순 기술개발이 아니다. 그래서 더 많은 변수가 있고, 변수만큼이나 복잡한 상황이 등장할 것이다. 두 개념에 대한 이해조차 보편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수준의 거버넌스 도입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과거 일본의 아톰 만들기도 그 시대에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은 아니었다. 요지는 가치 있는 일이라면 어렵더라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인간의 정치·사회·문화와 기술의 결합으로 인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실현까지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물가처럼 아련해 보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다.
첫째, 블록체인을 활성화하는 국가들이 등장했다.
2018년에 몰타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국가임을 선포했다. 몰타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홍콩, 스위스 등 블록체인 강소국이 즐비하다. 이들 국가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업, 그리고 블록체인 시스템을 사회 여러 분야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 중에서 거버넌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국가가 분명 등장할 것이다.
둘째,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이윤이 되지 않는 일에 손대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경제적으로 기대할만한 요소가 있다는 증거다.
우리나라도 삼성이나 LG 등과 같은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세계적으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타트 기업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기술개발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다 보면, 블록체인이 인터넷처럼 대중 속으로 스며들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도 처음에는 사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채 10년이 되지 않아서 인터넷 없이는 어떤 업무도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더 빠르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도 어느 순간에 우리 삶의 필수품이 돼 있을지 모른다.
셋째, 두 번째 원인의 연속선 상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업들의 ICO(Initial Coin Offering)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말은 개발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개발자들이 많아야 인터넷처럼 안정적으로 시스템이 조성될 수 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이 제공돼 사용자 환경이 좋아질 것이다. 있다. 물론, 국가마다 블록체인에 대한 지원과 규제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블록체인의 경제적 성과가 드러난다면 국가 차원에서도 규제하기보다는 장려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역시 시간과 공간에 제한받지 않는 무 경계성이다.
블록체인 역시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인터넷의 등장은 소유의 종말을 낳았고, 인터넷과 기계의 결합은 노동의 종말을 이끌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존 물리적 관념을 넘어섰기에 전통적 방식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블록체인 역시 기존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데, 정치, 사회적으로는 거버넌스 조직의 시스템으로 활용돼 현 중앙집권체제를 대체 혹은 전환할 방법으로 사용되리라 기대한다.
인터넷이 등장할 당시 탈중앙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결론적으로 인터넷은 대중을 결집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으나,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하지는 못했다. 즉, 혁명을 이루지 못했다.
과거 수많은 혁명가가 구체제는 전복했지만, 대안 제시에 실패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결집과 대안을 동시에 제안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