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 서핑!
나의 첫 서핑스폿은 제주도였다.
대학교 새내기로 맞은 여름방학, 동기들과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아무런 계획이 없던 우린 다음 날 아침 10시의 서핑강습을 예약했다.
벌써 2년 전 이야기라 어느 바다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사진첩을 뒤져 겨우 그날의 사진을 찾았다.
월정퀵서프. 친절히도 보드 위에 이름이 있었다. 이제 어디 가서 내 첫 서핑 지는 월정리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날의 바다는 해무가 짙게 껴 있었다. 시원한 제주바다와 시험에 대한 해방감! 그때부터 서핑을 사랑하게 되었다. 고 하면 참 깔끔한 입문기일 테지만 사실 그날의 서핑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서핑이 너무 힘들었다거나 지루했던 건 아니었다. 바다도 시원했고 보드 위에 일어났을 때는 신도 났다! 그게 다였다.
어떻게 보면 난 그날 서핑을 했다기보다는 서핑보드라는 튜브를 가지고 해수욕을 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다. 아무리 해수욕이 재밌었다고 서울에 올라와서까지 튜브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여행이 끝나고 서핑은 자연스레 잊혔다.
첫 서핑은 그 요상한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했던 새벽, 현실 같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것이 내가 매달릴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