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어느 언론학 박사의 글 Dec 5. 2021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로 국민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최근에는 라돈 침대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국민이 정부의 생활용품 안전성 검사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국민이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과도한 정부의 규제는 소상공인을 옥죄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때마다 인증검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사업자들이 많다. 그러나 인체에 심각한 위해성을 끼치는 물질로 만들어진 제품을 국내에 반입해 유통한다는 것은 논외의 사항으로 여겨져야 한다.
정부 기관 중 제품의 위해성을 검사하는 곳은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하_국표원)이다. 이 기관에서는 매년 소비자에게 위해성을 끼칠 수 있는 제품들을 색출하여 리콜, 판매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국표원이 시행한 생활용품 안전성 조사에서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머리핀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의 600배를 초과하는 제품들이 적발되어 판매 금지 처분되었다. 600배 초과라니 생각 만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필자는 이같이 안전하지 않은 제품들을 보며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왜 이렇게 납 등의 유해 물질이 범벅인 제품들이 유통되고 판매되어 우리 어린아이들의 인체에 해를 입히게 되는 걸까. 납, 카드뮴 등은 유해 물질로 분류된다. 우리 몸에 들어오면 배출이 되지 않는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뇌 기능, 호흡곤란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우리 아이들이 유해 물질 범벅인 생활용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필자는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분명 우리나라는 생활용품을 관리하는 안전기준이 있으며, 관계기관을 비롯해 공인인증기관이 제품을 검사 후 판매 유통되는 시스템이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제품들이 시중에 판매되는 걸까?
필자는 이를 KC 인증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처음 중국 등에서 제조하여 유통할 당시에는 KC 시험성적서 발급을 위해 좋은 성분으로 제조한다. 그렇지만 제품의 단가가 높아져 이익 발생이 적어지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제품의 단가를 낮추려는 방법으로 제조하기 쉽고 싸게 살 수 있는 재질로 제품을 둔갑하는 방법을 쓸 것이다.
문제는 현행 KC 인증은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안전 확인, 안전 인증, 공급자 적합성 확인 대상으로 분류된다. 생활용품은 공급자 적합성으로 분류되어 있어 최초 제조 후 공인인증기관을 통해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으면 유통하거나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추후 유통하는 꼼수의 사후 규제 방안은 없다…. 바로 제조사가 제품의 재질과 형태 등을 변형해도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산자중기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표원 조사에서 적발된 103개의 제품 중에서도 시험성적서 발급 당시의 제품들과 실제 시장에 유통된 제품은 형태나 모양 자체가 다른 것들이 발견됐다.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 때문에 발생하는 위해성은 바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목숨 줄이다.
중금속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생활용품들에서 말도 안 되는 정도의 중금속이 배출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국표원을 상대로 안전성 조사에서 적발되지 않은 제품일지라도 제품의 최초 시험서 성적서를 조사해봐야 한다.
최초 시험성적서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유독물질이 사후 조사에서는 적발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그리고 일반적으로 제조사가 시험성적서를 발급받고 유통하는 게 일반적인데 전혀 상관없는 다른 업체가 본인의 사업체가 아닌 시험성적서를 이용해 국내에 머리핀을 판매하고 있다면? 그런데 시험성적서도 없다면?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벌써 문제는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필자는 새 정부가 이 같은 KC 인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증기준 관리체계를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KC 인증 자체가 소상공인들을 옥죄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위해성 여부가 확실한 제품들은 제재할 방안을 정부가 당연히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너무 옥죄이지 않으면서 국민의 안전을 보장받을 방법으로 말이다. 사후 검증 기간을 주기적으로 만들어 검사 조치를 강화한다든지, 적발된 제조사 유통사들만 규제하는 등의 안전조치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