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비양심적인 일부 양계 농가와 당국의 관리 소홀이라는 컬래버레이션

by 전성배

어린 시절에 하도 간식으로 과자를 먹으니, 어머니께서 속이 말이 아니셨나 보다. 혼내는 것을 넘어선 푸념으로 "달걀 프라이 해줄 테니 과자 좀 작작 먹으렴.."이란 말을 뚱뚱했던 어린 나에게 말하시며, 달걀 프라이를 두 개를 완숙으로 해주셨다. 거기에 까다로웠던 아들내미의 입맛에 조금이라도 맞춰주기 위해, 케첩을 한 바퀴 둘러 내미셨다.


달걀의 냄새와 달큼하고 새콤한 토마토케첩의 향이 한데 어우러지니, 묘하게 군침을 돌게 했던 음식. 나는 게눈 감추듯 접시를 비웠었다. 어머니께서 안 되겠다 싶어 급하게 만들어주신 그 간식이, 내 인생 간식 중 하나가 되던 순간이었다.

달걀이란 식재료는 이미 우리에게 피와 살이나 다름없는 식품이다. 치킨 그 이상으로 식생활에 밀접해 있다. 튀김, 빵, 면 , 과자 기타 등등 많은 분야의 필수 재료로 쓰이며, 그 자체로도 훌륭한 찬거리가 되고, 건강식이 되는 완전식품이다.


사람이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한 이치 이듯, 우리와 당연히 함께 해야 한다는 이치를 지닌 달걀. 그 숱한 칭찬이 부족하지 않은 달걀이 '살충제 파문'에 휩싸였다.

달걀마저 구설수에 오르다니

살충제 달걀


지난 14일경 경기 남양주시 소재 8만 마리 규모의 산란계 공장에서 출하된 계란에 '피프로닐''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동일한 문제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위 두 개의 성분은 무엇일까? 우선 피프로닐 성분은 주로 개와 고양이에게 기생하는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 성분으로, 식용을 하는 닭에는 사용을 금하고 있다. 그래서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는 비펜트린 성분을 사용하여 살충을 하는데 이 또한, 사용량에 제한을 두고 있어 양계 농가에 특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성분이 모두 달걀에서 검출된 것이다. 사건 발생의 연유는, 과거에 비해 뜨거워진 온도와 잦은 비 탓에 진드기의 발생량이 많아져 고민이었던 몇몇 농가가, 살충제 사용량을 늘리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닭은 식용을 하기 때문에 살충제를 사용하기 전, 사육장에서 닭을 빼내야 함에도 이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프로세스를 어기고 닭이 있는 사육장에 그대로 비펜트린을 과다 살포하였고, 금지된 피프로닐 성분까지 사용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태를 당국은 거치레식으로 감독하며 무책임하게 방관하였다. 결국, 비양심적인 일부 양계 농가와 당국의 관리 소홀이라는 컬래버레이션으로 '살충제 달걀'이 탄생한 것이다.


삶아도 사라지지 않는 피프로닐 성분과 기준치에 8배를 상회하는 비펜트린. 정말 말이 안 나온다.


불똥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나태懶怠


현재는 대형마트 3사에서 당분간 계란 판매를 중단했으며, 정부는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계란의 소비를 자제하라고 소비자에게 권고하고 있다. 학교 측은 급식에 당분간 달걀의 사용을 금지한 상태. 전례 없는 사건이라 입을 모으며 말할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은, 터질 듯한 복어의 볼처럼 한껏 부풀어 올랐다.

어쨌든 문제는 며칠이 지나면 해결이 될 것이다. 어떻든 간에 사건이 일어나면 정부는 대책을 세워 해결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결국에는 해결을 본다.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이번 사건도, 한때의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지금은 해결하려는 움직임과 향후의 행동을 동일선상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일이 벌어진 후에야 해결하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막아야 한다.


관리 소홀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멀쩡한 닭은 생매장되고 셀 수 없는 달걀은 버려졌다. 막대한 손실이 농가에 일어났고, 이미 일부를 소비한 국민에게는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또는 보상하기 위해 세금의 일부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허투루 소비가 될 것이다.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후에야 움직이고, 엉뚱하게 세금이 낭비되는 이 순환이 말이 되는가? 돈이 많은가?

물론,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보된 기술, 새로운 제품, 새로운 병이 이 순간에도 수시로 생겨나는 만큼, 모든 일을 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히 계산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정부가 기존 인력과 새로운 인력을 투입해 철저히 관리해야만 한다. 그것은 정부와 예하에 소속된 기관, 지자체가 해야 할 절대적인 의무다. 그것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 기능 상실이다.


세상은 과거와 달라졌다. 건강한 먹거리는 이제 더 이상 없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가 먹는 고기며 채소며 달걀까지 약에 관리로 나오고 있기에, 철저한 기준과 방안을 두고 관리해야만, 농가와 소비자가 서로 win win 할 수 있다. 그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비양심적인 일부 생산자는 철저히 배제해야만 한다.


나태懶怠는 모두를 죽인다.


KakaoTalk_20170803_144351638.jpg
INSTAGRAM / PAGE / FACE BOOK / TISTORY (링크有)
매거진의 이전글보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