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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Sep 10. 2017

농·축·수산물이 받은 영향

김영란 법과 우리 고유 문화 사이의 괴리감

김영란법이 2016년 말에 시행된 후 이제 막 일 년이 지났다. 이전까지는 어떠한 법안이 발휘 된 직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세하는 것을 목격한 적은 많이 없어 별다른 생각을 갖지 않았는데, 김영란법만은 시행 되자마자 일으킨 큰 변화에 적잖은 생소함과 의아함, 충격을 받았었다.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폐점하는 가게 소식과 식사·선물 문화의 변화를 알리기 바빴다. 부정한 청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은 식사부터 작은 선물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금액을 명시하며 제안을 걸어둔 덕에, 식사 한 끼의 가격이 꽤나 높았던 고급 음식점(고급 한정식, 한우 전문점 등등)은 순식간에 매출이 급락하여 폐점하는 경지에 이르렀고,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식사는 더치 페이로 계산해야 했기에, 음식점은 듣도 보도 못한 더치 페이 기계까지 들여놓기 시작했다. 선물도 일정 금액 미만의 저가형으로 택하는 등 선물하는 문화의 동향 자체도 바뀌기 시작했다.


부정한 청탁과 접대로 얼룩진 일부 몰상식한 공직자들에 의해 생겨난 그림자는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법적으로 금지 및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한 법안.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는 선물을 하거나 같이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대부분 상대방과의 유대와 친목을 도모하는 긍정적 행위라 여긴다. 그것은 '정情'이라는 단어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런데 일부 부정한 이들 때문에 이러한 문화 자체가 제재를 받는 다는 건, 다소 과하다는 의견도 분명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김영란법의 취지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근래에 소식 하나를 듣게 된 후에는 이대로 김영란법은 괜찮은 걸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바로 농·축·수산물 쪽에서 우려했던 부정적 영향이 명확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불과 일 년의 시간이다. 이토록 짧은 기간 동안 법안으로 인해 농·축·수산물의 소비 위축 현상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업계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 일어난 것이다. 예년 대비 농산물의 매출이 약 25% 이상 감소 했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보통 농산물은 직접 구매를 하여 소비하는 것이 대부분일 텐데, 이만한 매출 감소가 일어 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질 테지만, 엄연히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일 년에 두 번 찾아오는 명절이면, 선물을 주고 받는 것 자체가 전통인 마냥 뿌리 깊게 박혀있다. 그리고 그 선물의 종류 중 가장 월등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농산물'이다. 그 양은 일 년 동안 농산물의 소비 패턴을 통계로 냈을 때, 4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일 년 중 40%가량은 명절에만 소비된다는 것. 하지만 현재는 선물의 금액을 제한하는 법안에 의해 대부분 그 금액을 넘기는 농산물은 선물 품목에서 꺼려질 수 밖에 없어졌고, 결국 다른 품목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접한 직후, 심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과일을 포함한 농산물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주된 주제로 잡고 있는 사람이기에, 좀 더 농산물과 그것을 키워내는 농부가 윤택한 삶을 누리길 바라는 바람이 크다. 하지만 좀 더 청렴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발휘된 법안이 일부 농민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낫는 다면, 이것이 정말 모두를 위한 법일까? 라는 의심이 든다.


난 이 법안을 분명 찬성하는 입장이다. 어는 정도의 제재가 있어야만 좀 더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여긴다. 하지만 김영란법과 우리 고유 문화 사이의 괴리감을 줄 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타협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난 법적인 것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저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법의 개선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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