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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Sep 14. 2017

돌 던지듯 던졌구나 마음을.

아팠겠구나.

사람에게 있어 가장 순수한 감정을 말하라면 난 주저 없이 '사랑'이라 하겠다. 더 자세히는 '외사랑'을 짚어 낼 것이다. 사랑만큼 사려 깊은 희생적인 감정이 또 없고, 사랑에서도 그 사람만을 그리는 외사랑만큼 선한 감정이 없으니 말이다.


자신의 안위를 내팽개칠 정도로 그 사람을 위하는 이 감정은 절대적인 고결함을 품고 있다 생각했다. 어리숙한 나는 꽤나 오랫동안 그리 생각했다. 하나, 혼자 하는 사랑에서 절대적인 순수는 없었다. 그가 알게 된다면 사랑은 더 이상 순수가 아닌 짐이 되어버린다. 그 사실을 어리숙했던 난 알지 못했었다.


언젠가 한 토크쇼에서 김제동 씨가 "짝사랑 때문에 어떠한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이를 어쩌면 좋냐"는 방청객의 고민에 한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고백하세요. 그녀를 사랑하는 동안의 속앓이는 내 것이기에 어떠한 것도 손에 잡힐 수 없을 만큼 힘들 테지만, 고백을 함으로써 그 고민을 그녀에게 넘기고, 자기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요?"


김제동 씨의 답변은 예능의 성격을 지닌 토크쇼였기에 재미적인 요소를 가미한 말이었으나, 돌이켜 보기에 충분했다.


외사랑이란 본디 홀로 해내고 있을 때 성립하는 단어이며, 홀로 지켜나갈 때 비로소 순수하고 고결하다. 나는 이 간단한 이치를 알지 못했다. 사람은 감정과 이성을 오가는 만념萬念의 동물이다. 떠오르는 수 만 가지의 생각들 중 '욕심'이 내재된 감정도 피어오른다.


소유욕과 쟁취욕은 식욕과 같은 본능적인 욕구이며, 이것은 사랑에 있어서 더 큰 크기를 드러냈다. 외사랑도 예외 없이 그림자에 가려지고 말았다.


결국 그는 그녀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진다. 그녀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그녀에게 '그저 한 사람'이 아닌 '오직 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갖은 이유를 대어 그녀를 향해 자란 욕심을 합리화해, 마음을 그대로 던졌다. 하지만, 준비되지 못한 불확실한 그녀에게 홀로 감정을 키울 대로 키워 크게 던진다는 건, 그녀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는 무책임한 '살애殺愛'였다.


이 마음을 어찌 여린 입새 바람처럼 여겼던 걸까. 터져나간 욕심이 돌 던지듯 그녀를 상처 입혔다. 얼마나 아팠을까. 어린 나는 왜 이제야 깨달은 걸까. 상처 입을 당신을 왜 알지 못했던 걸까.


어른 답지 못한 이 사람을 부디 용서하길 바랍니다. 수 없이 던졌던 이 마음이라면 '순수'를 그대로 전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한데 그러지 못했더군요. 내가 던진 이 마음에 당신이 상처 입을 줄 몰랐습니다.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이제 진정 당신은 내 것이 될 수 없는 여자임을 알았습니다. 내 것이면 안 되는 어여쁜 당신입니다. 내가 놓아야 하는 여자. 어른답지 못했던 나를 부디 용서하세요. 진심입니다. 적어도 난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성숙한 사람이니.


당신이 원하는 모두의 평화에 나의 평화도 포함되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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